우리나라의 도시농업은 2017년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연 친화적인 도시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도시민의 여가 및 교류의 장으로 발전되고 있다. 한편, 일본의 도시농업은 1974년 녹지법이 개정되면서 도시 내에 녹지를 보전하고자 시작되었고 2015년 도시농업 진흥기본법을 제정하고 본격적인 도시농업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유통은 물론 녹지조성 외에도 도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민의 정서적 교감을 높여가는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농업에 참가하는 인구는 지속해서 늘고 있으나 아직 도시농업이 농업의 한 축으로 인정받지는 못하는 게 현실이다. 반면에 도시농업이 일찍 진행된 유럽, 특히 독일 도시농업의 발전 단계를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도시농업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논하고자 한다.
독일의 도시농업은 어린이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운동을 하며 채소를 가꿀 수 있는 슈레버가든에서 시작되었고 산업화 시기에는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노동자들의 극심한 빈곤과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정부가 도시, 공장 및 수도원 등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원을 제공하게 되었다. 1960년대 급속한 산업화 시대에는 도시 소정원의 기능은 거의 상실되고, 노동자들의 임금이 올라간 상황이라 직접 작물을 재배하기보다는 상업화된 농업지역으로부터 농작물을 구매하게 되었다. 현재 독일의 소정원은 개인 또는 가족들의 여가와 오락의 장소이자 도시의 자연녹지 공간의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와 인구증가 및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로컬푸드 및 유기농 식자재 사용 운동 등 도시농업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편, 독일의 클라인가르텐은 우리나라 주말농장과 비슷한 개념으로 전국에 100만 개소가 운영되고 약 400만명 도시민이 이용하고 있다.
최근 독일을 포함한 유럽의 도시농업은 단순한 여가 및 환경 보존의 목적에서 벗어나 실내 수경재배와 자동 센서 기술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도시농업의 형태로 발전되고 있으며 스타드업 창업자들이 참여하여 도시농업의 고도화 및 상업화 앞장서고 있는 한편, 이는 새로운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아쿠아포닉(수산양식 aquaculture + 수경재배 hydroponic 의 합성어)은 물고기를 기르며 나오는 배설물과 찌꺼기 등을 식물재배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농업 생산방식에 필요한 물의 90%를 절약할 수 있고, 생산물의 이동을 줄여 탄소배출도 줄이는 데 이바지하며 기술적 혁신을 통한 기업농이 탄생하고 유기농-친환경 농업의 한 형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또한 카이스트 출신들이 만나CEA를 창업하여 성장 단계에 이르고 있다. 인스토어 파밍(인도어팜, 수직농장, 식물공장)은 실내 수경재배 시스템을 생산하는 업체가 고품질의 채소를 모두가 접근 가능한 장소에서 생산할 수 있는 재배기술을 보급하는 새로운 형태의 도시농업으로 대형 유통업체의 슈퍼마켓 내부나 지하철역 등에 수경재배 시스템을 설치하고 각종 채소, 허브 등을 생산하여 다른 신선 농산물들과 함께 판매하는데, 소비자들은 구매 직전까지 어떤 종류의 농약도 치지 않은 신선한 농산물을 눈으로 보고 구매한다는 측면에서 획기적이고 농산물 운반 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으로 도시농업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누구나 접근 가능한 농업의 형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도시농업도 독일의 발전 단계와 크게 다르지 않으나 그 규모와 수준이 아직 시작 단계라서 더 많은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스타드업 창업자 및 대형 유통기업들의 참여로 새로운 변신이 필요하며 이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농업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윤재복 서울대학교 농학박사 <저작권자 ⓒ 수원화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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