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현 칼럼] BTS의 인기 비결, 결국 실력과 인성이다

유미현 | 기사입력 2020/09/16 [16:43]

[유미현 칼럼] BTS의 인기 비결, 결국 실력과 인성이다

유미현 | 입력 : 2020/09/16 [16:43]

 

지난 8월 21일 발매된 BTS의 신곡, Dynamite가 9월 첫째 주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차지했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BTS(방탄소년단)는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방시혁 대표가 2013년에 제작한 남성 7인조 댄스그룹이다. 데뷔 초기 BTS는 팀명 그대로 풋풋한 7명의 소년이었고, 그 당시만 해도 워낙 쟁쟁하고 잘 나가는 아이돌 그룹들이 많아 큰 주목을 끌지 못하는 듯 보였다. 방시혁 대표조차도 그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BTS의 성공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한다.

 

BTS의 성공과 인기 비결을 다룬 여러 다큐멘터리와 기사, 인터뷰 등을 보면 그들의 인기 비결을 추측할 수 있다. 일단 가수로서의 실력이 탄탄하다. 외모뿐 아니라 칼 군무와 더불어 화려한 퍼포먼스, 그런 격렬한 댄스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가창력, 가수로서의 재능과 탄탄한 실력을 갖추었다. 그러나 BTS는 단순히 춤 노래를 공연하는 퍼포머(performer)를 뛰어 넘어 이제는 아티스트(artist)의 반열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내면의 이야기를 직접 가사로 쓰고, 또한 작곡까지 해낸다. 팬들이 열광하는 지점 중 하나는 BTS의 노래에는 공감, 위안과 긍정의 메시지가 있다는 것이다. BTS의 인문학적 소양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이번에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Dynamite 역시 코로나19로 힘들어 하는 전 세계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기 위해 만든 노래라고 한다. 그런데 BTS에 항상 따라오는 것은 인성(人性)이다. BTS의 팬들은 물론 함께 작업했던 스태프 뿐만 아니라 같이 방송을 한 동료 연예인들, 그들 모두는 공통적으로 BTS의 인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들의 인성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덕목은 ‘겸손’이다. 세계 최고의 가수가 되었다고 해도 팬들에 대해 늘 감사하고,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을 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이 BTS의 인기의 비결이기도 하다.

 

작년 영국 웸블리 공연을 앞둔 기자 간담회에서 리더 RM은 헝가리 참사에 대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애도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이유가 이러한 인성 때문일 것”이라고 하였다.

 

사실 2019년은 연예계에 있어서 매우 충격적인 한 해였다. 여러 연예인들이 학교 폭력, 성범죄, 마약 등의 범죄를 저질러서 그들을 지지했던 팬들, 그리고 모든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충격에 빠뜨렸다. 그래서 소속사에서는 연예인의 학창시절 문제되는 경력은 없는지 계약 당시부터 신경 쓰게 되었고, 소속 연예인의 인성을 강조하고 인성교육을 별도로 실시하는 소속사도 있다.

 

사실 인성(人性)만큼 폭 넓고 추상적인 개념은 없을 것이다. 인성은 곧 개인의 성격을 의미한다. 사전적으로 성격(性格)은 ‘환경에 대하여 특정한 행동 형태를 나타내고, 그것을 유지하고 발전시킨 개인의 독특한 심리적 체계’라고 정의된다.

 

아동이 자라서 성인기에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는 지능지수(IQ)로 측정되는 인지적 역량보다 호기심, 사회성, 공감능력, 배려, 자기조절능력 등의 비인지적 역량, 즉 성격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1921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Lewis Terman)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초·중등학교 학생 25만 명 중에서 IQ 상위 1%, 즉 IQ 140이 넘는 아이들을 1,521명을 가려내어 그들의 평생을 추적하는 흥미로운 연구를 시작하였다. 이 연구에서 터먼이 세운 가설은 “지능이 뛰어난 이 아이들이 각계의 최고 엘리트가 되어 성공적인 인생과 영웅적인 지위를 누릴 것이다.”이었다. 그는 평생 그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학업, 결혼, 직장생활 등을 낱낱이 기록했다. 터먼 연구팀은 짧게는 30년에서 길게는 70년 동안 추적하는 종단연구를 진행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연구의 결과는 어땠을까? 결과는 터먼의 가설과는 전혀 달랐다. 그들 대부분은 최고의 엘리트가 되기는커녕 매우 평범한 직업인으로 자랐다. 연구 대상 중 사회적으로 성공한 그룹과 실패한 그룹으로 분류하고 어떤 특성이 그들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했는지 분석하였다. 결론은 바로 ‘성격’의 차이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를 보인 항목은 ‘목표 달성을 위한 지속력과 통합력’이었다. 결국 터먼은 자신의 가설과는 다른 결론을 내렸다. “성공의 조건은 지능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성격과 인격이 좌우한다.”

 

최근 들어 영재들의 정서교육에서 강조되고 있는 특성이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회복탄력성은 일종의 마음의 근력으로 자신에게 닥치는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오히려 도약을 발판으로 삼는 힘이다. 즉 성공은 어려움이나 실패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역경과 시련을 극본해낸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올 상반기 흥미롭게 지켜본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jtbc에서 올 4월부터 7월까지 방송되었던 팬텀싱어3이다. 크로스오버 남성 4중창 팀을 결성하게 되는 음악 예능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지원자 중 피 말리는 몇 번의 경연을 거쳐 단 12명만이 최종 라운드에 오르게 된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특별히 주목하게 된 참가자가 있었다. 그는 바로 베이스 구본수이다. 현재 독일의 바이마르 국립음대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데, 오페라의 유령 중 ‘The music of the night’ 넘버를 베이스와 테너를 넘나드는 음역대로 매력적으로 노래하며 ‘목소리 미남’이라는 애칭과 함께 많은 이들을 사로잡았다. 그 이후 이중창으로 선보인  ‘Libera’, 그리고 3중창으로 선보인 ‘Angel’, 4중창으로 선보인 ‘Requiem’등의 모든 무대가 큰 화제가 되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종 12인에 들지 못하고 탈락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에 많은 이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일부 팬들은 청와대 청원까지 하기에 이른다. 한창 논란이 되었을 때 구본수는 자신의 SNS에 다음과 글을 올려 팬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모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저에 대해 안타까워하시는 마음은 너무 감사하지만 다음 무대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저의 동료들에게 상처가 되는 언행을 삼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중략) 팬텀싱어를 하는 동안 저의 목표가 있었다면 동료를 살리는 것, 초원같은 베이스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와 함께 했던 동료들이 (최종)12인으로 하나하나 불려나갈 때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중략)여러분의 반응을 보니 성공했다 생각이 드네요. 후회 없습니다. 이제 솔리스트 베이스 구본수로 다시 여러분께 좋은 음악으로 찾아뵐까 합니다.”

 

본인도 인간인지라 파이널 라운드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을 의연하게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높은 회복탄력성과 인성에 감동 받게 되었다. 음악영재들은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콩쿠르에 참여하면서 서로 경쟁하게 되고,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정서적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최고의 예술가로서 성장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회복탄력성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성악가로서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베이스 구본수의 행보가 기대된다.

 

성품이 좋은 사람은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만든다. 성품이 좋은 사람들 주위에는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고, 자연스럽게 좋은 인맥이 형성된다. 성공은 결국 어떤 사람이 갖고 있는 성품과 인격이 불러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미현 교수 (아주대 교육대학원 융합인재 및 영재교육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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