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칭찬 인터뷰] 수원시청 도시정책실 토지정보과 임경빈 토지정책팀장을 만나다“민원인은 곧 나의 부모”
IMF 시절의 기다림 끝에 시작된 공직 인생 ‘토지정책’ 전문가, 전세사기 피해 지원 나서다 비전공자의 설움, 최고의 전문가로 거듭나... ‘지적기술사’ 취득 시민 불안 해소 위해 수원시 ‘안심 공인중개사’ 361개소 선정 칭찬 한마디에 큰 보람... 민원 해결이 곧 행복
“민원인 한 분 한 분을 제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대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로 끝까지 다 들어드립니다. 그렇게 진심으로 대하면, 결국 그분들도 마음을 열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9월 24일 수원시청 새빛민원실에서 만난 임경빈 팀장(만 54세)은 이렇게 말했다. 경북 문경 태생으로 대학에서 지역사회개발학을 전공한 그는 전역 후 진로를 고민하던 중, 선배에게 ‘지적산업기사’ 자격증이 공무원이나 공기업 취업에 유리하다는 뜻밖의 조언을 듣게 되었다. 인문계 출신으로서 이과 계열의 측량 업무에 대한 망설임도 잠시, 임 팀장은 자격증 취득에 도전했고, 공직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1997년 6월, 그는 꿈에 그리던 공무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이듬해 닥친 IMF 외환 위기는 임 팀장의 삶을 멈춰 세웠다. 신규 채용이 동결되면서 그는 1999년 7월까지 약 2년간 발령대기 상태로 기다려야만 했다.
주변에서 ‘2년이 지나면 합격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으며 가슴 졸이는 나날을 보냈다. 그는 불안정한 미래를 견디기 위해 주유소와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든 시간을 견뎠다.
우여곡절 끝에 임경빈 팀장은 1999년 7월 4일 권선구청 지적과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IMF 여파로 약 2년간 신규 공무원을 뽑지 않았던 터라, 새로운 직원에 대한 반가움이 커 당시 모든 직원들이 친절했고,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가 지적과에서 처음 맡았던 일은 땅에 대한 서류를 관리하는 업무였다. 임 팀장은 사람이 태어나면 호적을 관리하는 것처럼 땅에도 지번을 부여하고 면적과 크기를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지의 주소와 같은 지번, 그리고 도면 등 각종 서류를 만들고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임 팀장이 맡은 주요 업무 중 하나는 ‘토지 관련 민원서류 발급’이었다. 그는 이론으로만 접했던 법령과 토지대장을 실제 업무 현장에서 처음 맞닥뜨렸을 때의 어려움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특히, 등기부등본이 변경될 때마다 토지대장도 함께 수정해야 했다며, 당시 하루에도 수천 건의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져 워드 프로그램으로 일일이 이름을 바꿔야 하는 고된 작업이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2007년 2월부터 2009년 3월까지 팔달구청 종합민원과에서 지적측량 및 지적 민원 업무를 담당했고, 장안구청 종합민원과에서는 2014년 2월까지 국가 소송과 지적 전산 자료 정비 등 전산 업무를 수행하며 전문성을 높였다.
그의 주요 업무는 토지 관련 서류 관리와 대민 업무였다. 특히, 지적과 업무는 종종 첨예한 갈등과 마주하는 일이 많았다. 과거 단독주택의 경우 측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시간이 흐른 후 경계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임 팀장은 분쟁 해결을 위해 지적측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지적측량은 내 땅의 정확한 경계를 확인하고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작업으로, 사설 측량과 달리 법적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절차다. 그는 요즘은 분쟁 때문에 측량이 많이 생겨, 먼저 측량을 한 뒤 순서대로 절차를 밟도록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장안구청 재직 당시 임경빈 팀장은 지적학과를 졸업하지 않은 비전공자의 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적 분야 최고의 자격증인 ‘지적기술사’ 공부에 매진했다. 지적기술사는 지적 분야의 깊이 있는 전문 지식과 풍부한 실무 경험을 모두 갖추어야만 취득할 수 있는 권위 있는 자격증이다.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그의 노력은 빛을 발해 2011년 5월 20일, 지적기술사 자격을 취득하며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수원시청에는 임 팀장을 포함해 지적기술사 자격을 보유한 직원이 단 두 명뿐이었다. 그러나 한 명은 이미 퇴임한 상태라, 현재 임경빈 팀장이 수원시청 유일의 지적기술사다. 이는 그가 얼마나 희소하고 독보적인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4년 2월, 임 팀장은 시청 토지정보과로 발령받아 도로명주소 업무 중에서도 도로명주소 시설물 설치 및 상세 주소 부여 등의 업무를 추진하며 전문성을 발휘했다. 이어 2018년 7월 16일, 6급으로 승진해 영통구청 종합민원과로 자리를 옮겨 지적측량 성과 검사와 세계측지계 변환 등 전문적인 업무를 추진했다.
당시 그는 에티오피아 지적 분야 대표단의 한국 방문 시, 대한민국 대표단 환영 행사와 지적 분야 발전 과정 설명을 담당하며 국제 무대에서 한국 지적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역할을 수행했다.
2020년 1월, 임 팀장은 팔달구 종합민원과 지적관리팀장으로 발령받아 전문성을 이어갔고, 2022년에는 1년간의 수원시 핵심리더 교육과정을 수료하며 리더로서의 자질을 함양했다. 2023년, 장안구청 종합민원과 민원팀장이라는 새로운 보직을 맡으며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섰다. 특히 시설직 공무원으로는 처음으로 민원팀장을 맡아 주민등록 업무와 동 행정복지센터 직원 친절 교육 등 다양한 행정 업무를 경험하며, 지적 전문가를 넘어 행정 전반을 아우르는 리더로 성장했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진취적인 성향은 다양한 경험을 쌓는 자양분이 되었다. 새로운 업무와 사람들을 만나는 데 주저함이 없었으며, 이러한 소통의 기회가 곧 인간관계의 중요성으로 이어진다고 굳게 믿었다.
이후 권선구청 토지관리과 토지관리팀장을 거쳐, 2025년 1월 15일부터 현재까지 수원시청 도시정책실 토지정보과 토지정책팀장으로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토지정책팀은 임 팀장 포함 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주요 업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세사기 피해 지원 및 예방 업무다. 그 외에도 개발부담금과 개별공시지가 산정 업무 등 중요한 토지 관련 행정을 추진하며 시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데 힘쓰고 있다.
2023년부터 수원시에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는 전국의 약 7%, 경기도의 약 32%를 차지할 정도였다. 이에 수원시는 기존 전월세 상담 센터를 수원시 전세 피해 지원센터로 확대 개편하여 시민 지원에 나섰다. 현재까지 약 378건의 각종 상담과 피해 회복을 통합 지원하는 등 피해 구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2년마다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법정 연수 교육을 실시하는 등 총괄적인 관리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임 팀장은 피해 회복뿐만 아니라 예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임대차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사항과 지원 서비스를 간결하게 정리한 체크리스트를 제작해 시·구청, 동 행정복지센터, 청년지원센터 등에 배포해 시민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최근 3년간 행정처분이 없는 공인중개사를 시민들에게 추천하기 위해 안심 공인중개사사무소 약 361개소를 선정했다. 선정된 안심 공인중개사사무소는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네이버 지도와 연계된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공인중개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외국인 주민들의 주거 안정과 편의를 위해, 다국어 소통이 가능한 공인중개사사무소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 외에도 다양한 토지 행정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2025년에는 총 5건, 약 29억 8천만 원 규모의 개발부담금 부과를 완료했으며, 이 중 2건에 대한 약 26억 3천만 원을 징수했다. 수원시는 개발부담금 부과를 위한 업무협의와 심의 절차를 철저히 거쳐, 공정하고 정확한 부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랜 공직생활 동안 주요 성과를 묻자, 그는 ‘지적 도면 전산화’ 추진을 꼽았다. 임 팀장은 이 사업 유공으로 경기도지사상을 수상했다. ‘지적 도면 전산화’는 기존의 종이 도면을 전산 프로그램을 활용해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토지정보시스템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토지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2004년에 완료된 이 사업은 약 6개월간의 전산 작업과 3개월 이상의 검수 작업을 거치는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된 프로젝트였다.
또 다른 성과로는 ‘성별영향분석평가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한 것이다. 2016년 도로명주소 업무를 담당하며, 시민들이 주소를 더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안내 시설물과 안내 지도를 제작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특히, 전통시장에 설치한 도로명 안내 지도에 사용한 그림과 문구 등이 수원시 성별영향분석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여성가족부가 주최하는 우수사례 발표 대회에 수원시 대표로 참가했다. 그는 발표를 잘하기 위해 며칠 밤낮으로 고민했었다.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PPT 자료와 함께 노래를 섞어 발표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해 2등 우수상을 수상했다.
공직 생활 동안 보람을 느꼈던 순간에 대해, 임 팀장은 민원을 잘 해결해 칭찬을 들었을 때라고 언급했다. 특히 당사자 간의 갈등이 첨예한 분쟁 민원을 중간 역할을 잘해서 문제를 해결했을 때 더욱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물론 속상할 일도 많았다. 그는 민원인들 간에 분쟁이 생겼을 때 원수처럼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것이 힘들었다며, 서로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민원인을 대하는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 바로 우리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생각하며, 민원인이 찾아오면 충분히 이야기할 시간을 드린다. 그는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다 들어드리면, 민원인들의 마음도 열린다고 했다. 때로는 아침 9시부터 퇴근 시간까지 민원실을 떠나지 않고 기다리는 분들도 있지만, 그는 늘 경청하는 자세로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
공무원으로서 느끼는 직업적 고충도 있었다. 지적 업무의 특성상 대부분이 현장 업무와 대민 업무다 보니, 실무자 시절에는 한동안 대인 기피증까지 생겼었다. 그는 당시 민원인과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어려웠고, 제발 나에게 말을 걸지 말았으면 했다고 회상하며 그 고충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하게 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임경빈 팀장은 현재맡고 있는 토지정책팀장으로서 수원시 전세사기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피해를 입고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위해 전세자금 대출 이자비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청년층 대상 '부동산 바로 알기' 교육을 꾸준히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올해 수능이 끝나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까지 교육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26년 차 공무원인 임 팀장은 조직 내에서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현재 위치에 충실하며, 팀원들과 잘 협력해 위아래를 연결하는 중간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 릴레이 칭찬 인터뷰는 수원시청 도시정책실 토지정보과 임경빈 토지정책팀장의 추천을 받아 수원시청 안전교통국 재난대응과 유은철 자연재난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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