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석 칼럼]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명대사처럼

이강석 | 기사입력 2025/09/18 [08:45]

[이강석 칼럼]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명대사처럼

이강석 | 입력 : 2025/09/18 [08:45]

▲ 전 남양주시 부시장 이강석     ©수원화성신문

 

인기 드라마에서 배우의 명대사가 떠오릅니다. "저 남자가 내 사람이다, 저 남자가 내 애인이다. 왜 말을 못하냐고!" 주인공 박신양이 김정은에게 외치는 말입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팔을 잡아끌며 말합니다. "애기야! 가자!"

 

아마도 대한민국 남자 중 가장 멋진 모습을 보인 사람 중 한 명이고 이 드라마의 머리를 장식할 신문으로 말하면 1면 기사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주인공 박신양의 멋들어진 이 한마디로 뒷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대부분의 남편과 연애 중인 청년들은 짐짓 주인공의 멘트를 머릿속으로 되뇌었을 것입니다.

 

남편은 오늘 저녁 집에 들어가서 아내에게 해보고 싶은 말이고 연애 중인 청년들은 내일 애인을 만나 실감 나게 대사를 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이 드라마 제목은 '파리의 연인'입니다. 2004년 6월부터 8월까지 굵고 짧고 임팩트 있게 방영된 드라마입니다. 평균 시청률이 41%로 역대 드라마 시청률 11위를 기록했습니다.

 

흑백 시절의 조선왕조 500년 드라마 안국동 아씨, 최민수, 박상원, 고현정의 모래시계, 최재성, 채시라의 여명의 눈동자 등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당대의 이런저런 여건이 반영된 것이라면 이들 드라마보다 늦은 2004년에 이처럼 높은 시청률을 보인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에서 드라마에서의 명대사처럼 멋진 모습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문을 여는 순간 끼어드는 젊은이가 있고 지하주차장에서 양보하며 한참을 기다려 교행하는데 상대편 운전자는 반응 없이 지나가고 사라집니다.

 

전철 안 건너편 자리에 손풍기를 흘리고 간 젊은이에게 이를 주워서 전하니 무슨 일인가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물건만 받아들고는 제 갈 길을 갑니다. 혹시 자신의 물건이 아닌데 누군가가 건네주므로 받아들고 전철을 내린 것인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젊은이의 것이라는 확신이 서는 바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여러 형제가 아닌 외아들, 무남독녀가 많은 시대이니 부모님, 어머니로부터 과도한 보호를 받아온 터라 손풍기를 손에 쥐여주는 이가 자신의 아버지로 착각한 것 일까요.

 

사회생활 중 겪은 몇 건의 사례로 이 시대에 열심히 살고 있는 착한 청소년을 평가하는 것에 큰 무리가 있는 줄 알지만 그래도 세상의 이치가 문을 열어주면 감사하고, 잃어버릴 뻔한 애지중지 손풍기를 찾아준 어른에게 눈인사라도 해야 하는 것이라 욕심을 내어봅니다.

 

고등학생 때 체육 선생님이 비 오는 날 실내 수업에서 조정선수를 인솔하여 일본에 다녀온 이야기를 한 시간 동안 말씀해 주셨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늘 감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하지 않도록 두 사람 간의 대화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나눈다 했습니다.

 

미국 사람들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을 오르는 동안 땡큐와 쏘리른 8번 이상 연호하더라는 다른 여행자의 이야기도 생각납니다. 그만큼은 아니어도 우리는 늘 "감사합니다"를 입에 붙여야 하겠습니다. "감사해요"는 어색합니다. 정확하고 명쾌하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는 마음으로만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고 주변 분들이 대신 변명해 줍니다. 하지만 상대의 마음속에 들어가기가 어려운 세태이니 반드시 꼭 감사한 마음을 큰 목소리로 표현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은 배려에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 상대방도 기분이 좋아지고 본인의 행복은 몇 배 더 커집니다.

 

우리 모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주인공 박신양이 되어서 "내가 당신에게 참으로 고맙습니다"라고 말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감사한 표현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아내와 애인에게는 "애기야 가자!!!"라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남편임을, 애인임을 크게 자랑하시기 바랍니다. 네네, 참으로 감사하고 감사드립니다. 감사인사를 입에 달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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