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낮에도 영하권으로 상당히 춥다. 날씨가 추워진다는 의미는 학창시절 겨울방학을 떠올리게 한다. 12월 중하순 정도면 대학에서는 겨울방학에 접어들고 필자가 봉직하는 대학에서도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겨울방학에 접어들었다. 대학에서는 2개월에서 2개월 반 정도 겨울방학기간으로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알찬 방학생활이었는지 판가름이 난다. 요즘에는 취업난이 워낙 심하다 보니 취업준비가 저학년 때부터 시작되고 특히 방학 동안에 학기 중에는 집중하기 어려웠던 외국어 공부에 신경 쓰는 학생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방학 동안 외국어 공부, 자격증 취득 준비, 아르바이트 등 방학 동안에는 취업과 돈벌이에 집중하는 대학생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대학생의 경우 2개월 이상이 되는 겨울방학기간 동안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게 존재할 것이다. 혈기왕성하고 미래를 설계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인 대학생이라면 향후 졸업 후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 방학이라는 ‘잠시 쉼의 여유’라고 할 수 있는 시간에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는지 여러 방도로 고민해야 한다. 여행은 어떨까? 방학이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라면 단순한 취업 준비의 연장으로 방학을 활용할 텐데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다. 방학의 국어사전 정의에 의하면 ‘학교에서 학기가 끝난 뒤에 수업을 일정 기간 쉬는 일 또는 그 기간’이라고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방학에서의 쉬는 시간이 단순히 수동적 개념의 쉬는 시간의 의미보다 능동적 의미의 여가활동으로서의 시간과 재창조의 시간으로 이어질 때 대학생의 경우에는 가장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여가차원에서 보면 가장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여가활동 중에 하나가 여행이다. 실제로 많은 대학생들이 방학기간 동안에 여행을 즐기며 특히 요즘에는 해외여행을 위해 방학이 존재하는 것처럼 많은 대학생들이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여가활동을 대표할 수 있는 여행을 언급할 때 여행의 상위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여가(leisure)의 의미를 먼저 생각해봐야한다. 여가(leisure)의 어원은 ‘자유스러워지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리세레(licere)에서 유래하였고 프랑스어의 ‘허락되다’라는 의미의 ‘leissir’로 발전하였고 오늘날 영어의 레저(leisure)로 진전되었다고 한다. 어원에서의 여가는 고대 이래 귀족계급은 일의 의미에서 벗어난 지적∙문화적 및 예술활동을 할 자유를 부여받고 있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어원은 내용적 의미는 유지되고 있지만 대상에 있어서 현대적 의미의 여가와는 차이가 있고 현대의 여가는 특정집단이 아닌 누구나 근로시간 이외에 자유의사에 의해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이 여가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여행의 의미와 효용성에 대해 생각해보자. 학문적으로는 일반적으로 여행(travel)보다는 관광(tourism)이란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관광의 정의를 생각해 보도록 하자. 일반적으로 관광은 사람이 여가시간에 일상의 생활권을 벗어나 돌아올 목적으로 특정 국가나 지역의 자연경관, 문화, 풍습, 생활양식 등을 관람, 체험, 학습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렇듯 여행이나 관광은 시간적, 공간적, 대상적, 과정적 개념에서 주로 이해할 수 있다. 해외여행이나 국제관광의 개념정의에서는 구체적으로 시간적 개념이 명시되는데 이민, 유학 등과 구분하기 위해 24시간 이상 1년 이내로 규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해외여행이나 국제관광은 국가간, 문화권간 이동이 전제되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 학습이 이루어지고 지역주민 혹은 다른 외국인 여행자와의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문화교류, 언어교류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여행과정에서 외국어 학습이 생활양식 체험 바탕의 문화교류 형태로 이루어진다면 효율적인 언어습득 차원에서도 기대효과가 커질 수밖에 없다. 홈스테이, 워킹홀리데이, 우프, 에어비앤비 등의 생활문화, 노동 및 여행, 숙박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언어 및 문화체험이 가능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문화생활공간에서의 언어습득이 방학 기간 동안에 밀폐된 공간에서 언어습득보다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언어는 문화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제 2024년이 저물어 간다. 2024년 12월에 계엄령, 탄핵, 제주항공 참사 등 국내 굵직한 사건 사고로 인해 사회적으로 어느 해보다도 다사다난했던 2024년으로 기억될 듯하다. 2025년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나라가 정치적∙경제적∙사회적으로 안정되길 바란다. 아직 2025년 1월에서 2월까지 2개월여가 남은 겨울방학 기간 동안 대학생들은 본인들의 밝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여행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해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정근 교수 (협성대학교 경영대학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E-mail : tourzeegi@omail.uhs.ac.kr / tourzeegi@hanmail.net
<이력> ∙(現) 협성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교수 ∙한양대학교 대학원 관광학과 졸업 (관광학 박사, Ph.D.) ∙Victoria University of Wellington (뉴질랜드), Post-doctoral Fellow ∙Florida State University (미국), Research Associate ∙서울연구원 도시경영연구실 관광분야 부연구위원 ∙한양대학교 관광연구소 연구교수 ∙한국관광학회 관광자원개발분과 기획부위원장
<논문> ∙문화지능(CQ)과 관광행태에 근거한 해외여행자 유형 연구: Q방법론적 접근을 중심으로, (2021, 관광레저연구) ∙Stakeholder perceptions in the government policies on the alternative accommodation industry(2018, Journal of Policy Research in Tourism, Leisure and Events) 外 국내외 논문 30여 편 <저작권자 ⓒ 수원화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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