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릴레이 인터뷰] 수원시청 인권담당관 이유나 인권센터장을 만나다“내담자들 피해 상담 후 감사 인사....'내 역할 제대로 하고 있다' 느껴 보람 커”
2019년 1월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 인권전담조직 ‘인권담당관’ 설치...인권도시 수원 알려 인권센터 주요 업무, 인권침해 발생 시 구제 및 해결 방안 모색 인권(人權)은 인간답게 살 권리...당연한 개념 잊고 살기도 해 안타까워 2022년 전국 최초 수원시 장애인 민원 응대 안내서 마련 및 제도개선 실시 전수조사 및 인권 의무 교육 실시...인권침해 피해율 점차 줄고 있어
“내담자와 상담하다보면 그분들의 고통에 제 마음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절망의 심연에 빠져 있는 피해를 입은 내담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오직 공감입니다.”
지난 12월 5일 수원시청 새빛민원실에서 만난 이유나 인권센터장(만 38세)은 이렇게 말했다. 대학에서 범죄학을 전공한 이유나 센터장은 서울 태생이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다가 수원으로 이사를 오게 되어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하고 싶어 공직생활에 입문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2019년 수원시에서 전국 최초 기초자치단체 인권전담조직인 ‘인권담당관’이 신설되었을 때 시민인권보호관으로 근무하며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인권센터에 오게 된 이유에 대해 이유나 센터장은 “특별할 것 없이 지극히 평범하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살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수원시는 2013년 2월 감사관 내 인권전담 부서(인권팀) 설치를 시작으로 그해 7월 수원시 인권 기본 조례를 지정했다. 2013년 11월에는 제1기 수원시 인권위원회가 출범해 현재 제4기 수원시 인권위원회로 이어지고 있다.
2015년 5월에는 수원시 인권센터 개소 및 수원시 인권 기본 조례 시행규칙 제정이 이루어졌으며 7월에는 ‘제1기 수원시 인권정책 기본계획(2016~2018)’을 수립했다고 했다. 2017년 9월 제1기 수원시 인권영향 평가협의회 구성, 2018년 6월 행정 전 분야 인권영향 평가를 제도화했고, 2019년 1월 전국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최초로 인권전담조직인 ‘인권담당관’을 신설해 자타 공인(공공연히) 만인에 평등한 ‘인권도시 수원’임을 알렸다. 이후 7월에는 제2기 수원시 인권정책 기본계획(2019~2023)을 수립했고, 2020년 6월에는 수원시 인권 기본 조례를 전부 개정했다고 전했다. 2021년 2월에는 수원시 인권 긱본 조례 시행규칙 전부를 개정하며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는 인권도시 수원을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였다도 밝혔다.
현재 수원시 인권담당관은 제1부시장 직속 부서로 인권센터와 인권정책팀 두 개의 팀으로 구성되어 각 팀의 특성에 맞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유나 센터장은 “인권담당관은 전국 기초지자체에서 우리 수원시만 있는 기관이다. 상위법령이 없기 때문에 지자체장의 의지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부서다.”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이 생각하는 인권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묻자 ‘당연하지만 당연한 것이 아닌 것’이라 했다. 사실 인권은 모든 사람이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인간답게 살 권리지만 먹고살기 위해서, 바빠서, 혹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가치들이 생겨서 간혹 이 당연한 개념을 잊고 살기도 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수원시 인권센터에는 이 센터장 포함 4명(시민인권보호관 2명, 주무관 1명)이 근무하고 있다. 시민인권보호관은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상담과 조사 및 구제조치, 수원시가 추진・집행하는 정책 및 제도 등에 대한 제도개선, 인권영향평가와 인권실태조사 등을 통한 사전적 인권침해 예방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누가 상담을 받을 수 있을까? 이유나 센터장은 “수원시와 그 관련 기관에서 인권침해를 받은 사람이나 수원시민 및 공무원을 포함한 직원 등 수원시 모든 구성원이 대상이다.”라고 언급했다. 수원시와 그 관련 기관에서의 인권침해란 수원시 및 소속 행정기관, 출자・출연기관, 사무위탁 기관, 시의 지원・지도・감독하는 시설 및 단체 등에서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인권침해를 말한다. 성별, 장애 등에 따른 차별이나 부당한 대우, 폭언 등 각종 인권문제, 시와 그 관련 기관에서의 성희롱・성폭력, 시와 그 관련 기관에서의 갑질,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상담 받을 수 있다. 또 수원시 인권센터에서는 진정 접수 시 사건조사 및 인권침해 여부 결정 및 대상자(기관)에 대한 시정 권고는 물론 기타 사건의 해결방안 모색도 함께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어찌 보면 기본권은 너무 당연한 권리라 기본권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진부한 것 같아도 이런 당연한 권리를 존중받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는 이들도 있기에 수원시 인권센터는 전화, 이메일, 방문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위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물론 인권에도 보편화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누군가 자신에게 아무런 해약을 가하지 않았음에도 인권을 침해당했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진짜 인권침해를 당했을 경우 인권센터에서 같이 도와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어떤 결정을 내릴 때에도 이유나 센터장은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인권보호관과 협의를 통해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유나 센터장은 2022년 12월에 인권센터장으로 보직을 받아 지금까지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인권센터의 가장 주된 업무는 인권 침해 구제 업무다. 시민들을 위한 상담과 사건 조사도 이루어지지만 직장 내 성희롱, 갑질 등 내부적인 인권침해나 경직된 조직문화도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매년 상담사례도 늘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내부에서 말하지 못했던 사항들을 말하기 시작하는 문화가 형성되었고, 외부에서도 인권센터에 대해 모르고 있다가 알게 되어 고충을 이야기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물론 상담은 익명으로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조사 중 즉시 분리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진행하고 있으며 2차 피해 우려 관련 경고성 주의도 주는 등 센터에서는 인권침해 구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동안 속상했던 일에 대해 질문하자 “주로 상담업무를 하다 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누군가로 인해 혹은 어떤 상황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직접적인 피해자, 인권 관련 이슈가 발생한 부서, 기관 등 수많은 전화를 받고, 사람들을 만나며 상담하다 보면 그분들의 고통에 내 마음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럴 때마다 이 센터장은 절망의 심연에 빠져 있는 피해를 입은 내담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오직 ‘공감’이라며 최대한 많이 듣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유나 센터장은 “혹자들은 인권에는 양보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즉각 조치가 필요한 경우는 그럴 때도 있겠지만, 공공에서는 합리적인 판단과 회복이 중요하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지금까지의 성과에 대해 이 센터장은 “직장 내 성희롱, 괴롭힘을 저희가 전담하고 있는데 이런 역할을 하게 된 것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물론 잘잘못을 판단해야 하지만 피해자를 보호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했는데, 올해 4년 차로 첫 번째로 조사했던 기관들을 다시 조사했더니 달라지고 있는 것이 보여 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또 의무 교육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이유나 센터장은 점차 예전보다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으며 인권침해 피해율도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규정이 정립되어 있지 않으면 도와주고 싶어도 개입을 할 수 없어 도움을 줄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는데, 수원시는 수원시 인권센터를 만들어 규정을 정비하고 시스템화 시켰다며 이것 역시 중요한 성과 중 하나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제도개선 또한 인권센터에서 하는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인권침해 제도개선 권고 중 2022년 ‘수원시 장애인 민원 응대 안내서마련 및 제도개선’을 시행했는데, 장애가 있는 민원인 응대에 대한 체계적인 매뉴얼을 만든 것은 수원시가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 최초라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내가 베푸는 친절이 친절이 아닐 수 있으며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할 수 있기에 그런 의미에서 인권침해 제도개선 권고를 시행했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 큰 관심을 많이 가져 주셔서 언론보도가 나갔고, 이후 사기업, 국가기관 등에서도 자료요청을 해 드린 적이 있다고 전했다.
공직 생활 동안 보람도 많았다. 내담자들과 이야기하며,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함께 대안적인 방법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이유나 센터장은 “내담자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얼음장 같았던 그들의 마음이 많이 풀리는 것을 보게 된다. 그것만 봐도 내가 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보람을 느낀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당연히 속상할 때도 왕왕 있었다. 내담자들의 고충을 계속 듣다 보면 에너지가 소진되고, 공감이 되어 마음도 힘들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한 예로 성희롱 피해자가 오게 되면 그분의 입장에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기에 조사하고 상담하는 동안 그분의 입장이 되어 감정 소진이 커서 개인적으로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새벽마다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업적인 고충도 있다고 밝혔다. 이유나 센터장은 “감정 소진뿐 아니라 아무리 잘해도 중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피해자를 구제하다 보면 가해자가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시민을 도와주다 보면 행정에서 달갑지 않게 여길 수도 있다.”라고 하며 미움을 많이 받는 직업인 것 같다고 했다. 그렇지만 누군가를 도와주기 위해서는 싫은 소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물론 마음이 편하진 않다며 “저와 같은 업무를 하는 분들 중 내담자로부터 오히려 고소나 소송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감정이입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속상할 때가 있다.”라고 전했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입은 피해는 인권침해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나 진정한 인권침해란 기본권을 해치는 것이지, 당사자 간의 갈등이 모두 인권침해는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갈등으로 연락을 해서 욕설을 퍼붓고, 지속적인 민원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유나 센터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욕을 먹고 힘들더라도 뿌듯함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인권센터를 찾아오는 시민이나 직원은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분들에게 규정상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도와드리고, 이야기를 들어드리면 큰 힘이 된다고 고마워하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이유나 센터장은 “저는 아주 작지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수원시와 협업 기관 모두 이제는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피해가 전혀 없어졌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는구나’라는 문화가 생긴 것 같아 반갑다고 했다. 이어 수원시 인권센터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한 번쯤은 생각해 줄 수 있는 그런 부서, 또 이 센터장 또한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계인권선언 제1조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인간은 천부적으로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 형제애의 정신으로 행동하여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수원시 인권센터는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확산되길 바라며 오늘도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뛰고 있다.
다음 칭찬 릴레이 인터뷰는 인권담당관 이유나 인권센터장의 추천을 받아 수원시청 미래전략국 스마트도시과 최정택 스마트도시기술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 <저작권자 ⓒ 수원화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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