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만나고 떠가는 그들을 배웅하는 데 기본적인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동료·후배는 계단까지, 10년 이내 선배는 현관, 10년 이상 연장 어르신은 차량까지 안내한다는 기본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권고하고 싶은 좌우명입니다. 감성이 풍부한 혈액형 A형인 경우에는 반드시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지 못하면 마음속에 후회가 남습니다.
어느 날 어르신을 뵙고 말씀 나누고 나가시는데 다음번 오신 분이 아주 급한 이야기라 하시어 그냥 사무실로 되돌아갔습니다. 그렇게 급한 일이 아닌데도 자신은 급하다 하시니 판단의 기준은 없겠습니다만, 조금 전 앞에서 말씀 나누고 나가신 분에게는 많이 송구했습니다. 그 송구한 마음이 일주일 이상 가슴을 아리게 했습니다.
이후부터 손님을 맞이하는 일보다 배웅하는 자세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30분 이상 대화를 나눴다 해도, 원하시는 바를 어느 정도 채워드렸다 하여도, 가실 때 배웅이 정중하지 않고 배려가 부족하다면 실패한 만남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누군가를 만나서 대화를 하면 그리하고자 하며, 차를 태워다 드려도 가급적 차에서 내려 인사드리고 있습니다. 복잡한 도로변에서 짧은 시간에 내려드리고 바로 떠나야 하는 경우에는 차 안에서 상황을 말씀드리고 인사하고, 내리신 후에는 창문을 열고 다시 한번 인사를 드립니다. 장거리를 태워드린 손님이 내릴 때 의전이 부실하면 전체 여정이 퇴색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인사를 여러 번 했다고 구박을 하는 선배는 없었습니다. 어디를 가나 초보일 때에는 잘 모르니까 여러 번 인사를 하기도 합니다만, 그럴수록 돈독해지는 것이 세상사 인간사인가 생각합니다. 인사는 풍족하게 하고 결례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고자 합니다. 더불어서 누군가를 만나서 대화를 시작할 때보다 대화를 마치고 떠나갈 때 소홀함이 없어야 하고 더욱더 친절하고 예의범절이 확실해야 한다고 봅니다.
철칙처럼 지켜야 할 규범은 아닐지라도 기본적인 마음가짐, 자세를 유지한다면 그날그날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분들이 오늘 만남에 대해 큰 보람과 행복을 간직할 것입니다. 그래서 강사들이 강조합니다. 호텔 체크인부터 객실, 침실, 식사, 기타 서비스가 제아무리 최상급이어도 마지막 주차장에서 소홀함이 있으면 전체의 점수에 0을 곱하게 됩니다. 100만에 0을 곱하면 0이 됩니다. 절대로 서비스와 친절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입니다. <저작권자 ⓒ 수원화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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