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복, 유니폼을 입은 군인이나 경찰을 만난 국민들은 이분들의 얼굴을 보기 전에 계급장에 먼저 눈길이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유니폼은 계급으로 위계를 정하고 스포츠 유니폼은 동질감을 강화합니다. 조기축구 경기에서도 노랑 조끼와 빨강 조끼를 입도록 해서 상대방과 우리 편을 구분하도록 합니다. 패스의 상대방을 빨리 찾아내도록 돕기 위해 색상이 다른 조끼를 입도록 하는 것입니다.
공직사회 행정파트에서도 경찰관이나 소방관처럼 어깨에 계급장을 달고 근무하면 어떠하겠는가 하는 농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공직자 중 제복을 입는 분야에서는 내부의 위계가 있고 대외적으로 국민을 상대하면서도 어느 정도 제복이 주는 권위로 압도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일반행정에 익숙한 주민들이 어느 날 사무관 동장님이 무궁화 3개를 어깨에 달고 들이닥치면 말문이 턱하고 막힐 것입니다.
그러니 현행대로 군인은 별, 무궁화, 하사관, 병장의 계급장을 달도록 하고 소방관과 경찰관 역시 무궁화꽃 뭉치 8개든 5개, 4개, 3개를 달고 일하도록 해야 합니다. 주무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통합된 계급장을 달고 무궁화꽃을 피울 날을 기대하여야 할 것입니다. 소방이나 경찰의 경우 굳이 7급 이하를 구분하는 것이 불편해서 통합 계급장을 달고 있는 줄 압니다.
이제 행정 내부에서의 규율에 대한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일단 국장실은 별실입니다. 시의 국장은 4급 서기관급이고 도의 국장은 3급 부이사관급입니다. 시청의 4급 국장은 별방을 쓰지만 도청과장은 4급이어도 통합방에서 근무합니다. 과장과 국장의 업무파트에 차이가 있기에 그러하다 합니다. 즉, 과장은 집행기능이므로 부서에 함께 책상을 맞대고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고 시의 국장은 별방에서 여러부서 과장, 팀장과의 업무 조율을 하라는 취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계장의 책임성과 과장의 통솔, 국장의 비전제시 등 과거 1988년대의 공직 상황이 이제는 많이 바뀌어서 어려움이 크다고 합니다. 지난번 본지에 올린 글([이강석 칼럼] 직장인의 소통방식)에서 '홍길동의 호부호형'을 연상하면서 국장과 과장이 ‘국장이다, 과장이다’라고 말을 못 한다는 이야기를 쓴 바가 있습니다. 즉 국장의 통솔시스템이 약화 되고 과장의 관리능력에 어려움이 발생하며 주무관이나 팀장이 못하겠다 버티면 어찌할 방도가 없다는 말이 행정가에서 들립니다.
국민, 시민을 위한 무한봉사를 전제로 일하는 공직사회에서 행정 시스템을 불편하게 하는 개인주의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나를 따르라는 식의 과장, 국장의 업무행태도 이 시대에 맞지 않습니다. 흔히 말하는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아니라 민주적인 선도역량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부지런하고 고집스러운 상사와 함께 일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고 합니다.
2024년 오늘의 현직 공무원이라면 상사들이 고민하는 민주적 리더십에 맞춰가면서 주무관으로서의 포용력을 발휘해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동시에 사무관은 주사 때의 근무행태를 바꾸고 서기관은 사무관처럼 일하면 안 됩니다. 목욕탕 주인이 보는 사람에게는 여름이든 겨울이든 다 때가 있듯이 공직자의 근무방식도 직급, 직위, 나이에 따라 근무행태를 다양한 방식으로 갈아타야 한다는 점을 후배 공무원, 공직자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저작권자 ⓒ 수원화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이강석 칼럼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