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준행 법무법인 자우 변호사. 수원시 고문변호사   ©수원화성신문

문)

‘갑’은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조합원 가입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런데 ‘을’은 프리미엄 5,000만원을 ‘갑’에게 지급하고 ‘갑’의 조합원지위를 승계하는 조합원지위 양도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양도계약과 동시에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의 동의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을’은 조합원으로서 분담금도 일부 납입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후 조합설립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을’은 조합원지위 양도계약이 이행불능되었으므로 해제하니 프리미엄을 돌려달라고 합니다. ‘갑’은 프리미엄을 ‘을’에게 돌려주어야 하는지요.

답)

‘갑’과 ‘을’이 체결한 조합원지위 양도계약은 계약당사자로서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이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러한 계약을 계약인수라고 합니다.

계약인수의 성립요건에 관하여 대법원은, “계약인수는 양도인과 양수인 및 잔류당사자의 합의에 의한 3면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적이고, 관계당사자 3인 중 2인의 합의가 선행된 경우에는 나머지 당사자가 이를 동의 내지 승낙하여야 그 효력이 생긴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사안의 경우 ‘갑’과 ‘을’이 양도계약을 체결한 후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의 동의를 얻었으므로 계약인수의 성립요건은 모두 충족하였습니다.

이렇게 계약인수가 적법하게 이루어지면 양도인은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게 됩니다. 대법원도 “계약당사자로서의 지위 승계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인수는 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채권·채무의 이전 외에 그 계약관계로부터 생기는 해제권 등 포괄적 권리의무의 양도를 포함하는 것으로서, 계약인수가 적법하게 이루어지면 양도인은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게 되고, 계약인수 후에는 양도인의 면책을 유보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잔류당사자와 양도인 사이에는 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게 되며 그에 따른 채권채무관계도 소멸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갑’은 조합원지위 양도계약에 따라 계약관계에서 탈퇴하게 되었고, 잔류당사자인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양도인인 ‘갑’ 사이에는 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후에는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와 ‘을’이 계약당사자가 되는 것입니다.

조합원지위 양도계약에 따른 양도인의 의무는 양도 당시 양도인의 권리의무를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이전하는 것입니다. ‘갑’은 양도인으로서의 권리의무를 ‘을’에게 포괄적으로 이전하여 양도계약에 따른 자신의 의무를 모두 이행하였습니다.

한편, 양수인으로 하여금 조합원 지위를 취득하도록 하는 것이 양도계약에 따른 ‘갑’의 의무 는 아닙니다. 즉, 조합원 지위를 취득하도록 하는 것이 양도계약에 따른 ‘갑’의 의무이고, 이행불능이므로 양도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을’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은 것입니다. 따라서 ‘갑’은 프리미엄을 돌려주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