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시민이 함께 만드는 열린 정원을 꿈꾼다! ... 새빛수원 손바닥정원단 이범석 단장“녹색 쉼터가 가득한 수원을 꿈꿉니다.”
시민 손으로 정원, 시민 곁으로 정원... 지속가능한 녹색도시 만들고파 생명 살리는 나무의사... 수목 피해 진단·처방 및 예방·진료 담당 전문가 손바닥정원, 남녀노소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휴식과 치유의 공간 수원시 내 1,000곳, 아름다운 작은 정원 꾸미기...손바닥정원 프로젝트 추진 중 정원단 활동지원 예산 희망... 자비 충당 고충, 임원들에게 늘 빚진 마음 들어
영국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은 ‘정원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순수한 즐거움이다.’라고 했고, 미국의 도시공원 설계가 프레데릭 로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는 뉴욕 센트럴파크 조성 당시 ‘공공 정원은 도시에 사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 젊은이와 노인, 포악한 사람과 고결한 사람 모두에게 건강한 휴식을 줄 수 있는 최적의 공간. 지금 이곳에 공원을 만들지 않는다면, 100년 후에는 이 넓이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 사회에서도 정원은 휴식의 공간이자 치유의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수원시에도 ‘시민 손으로 정원, 시민 곁으로 정원’이라는 비전으로 도시의 빈 공간을 찾아내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시민 봉사단이 있다. 바로 2023년 1월 창립된 새빛수원 손바닥정원단이다. 시민 정원문화 정립을 위해 사비(私費)까지 보태며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범석 손바닥정원단 단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의 헌신과 열정은 일상 속 정원 문화를 만들어 시민들의 소통과 치유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손바닥정원단은 손바닥정원 정책을 함께하는 시민 봉사단으로 현재 500여 명 이상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손은 사람과 사람이 모이는 자치적인 정원 활동을, 바닥(Ground,地)은 오밀조밀 손금처럼 이어지는 녹지를 의미하는데, 3개 전략(자발적 정원문화 지원, 일상 속 정원 더하기, 지속적인 공감대 형성), 12대 과제(도구 지원센터 운영, 가드닝 상담소 운영, 수원 가드닝의 날 운영, 홍보 캠페인 추진, 손바닥정원 조성, 시민정원 공모사업, 시민정원 경연 대회, 평가회 및 시상식, 새빛수원 손바닥정원단 운영, 정원문화 기업 상생, 정원 개방 민간 협업, 시정백서 제작 배부)를 중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범석 손바닥정원단장(만 59세)은 현재 나무병원을 운영하는 나무의사이자, 수원시 도시숲연합회 대표를 맡고 있다. 나무의사(Tree Doctor)란 수목의 피해를 진단·처방하고, 그 피해를 예방하거나 진료를 담당하는 전문가(처방전 발급)로 산림보호법 제21조의 6 제1항에 따라 국가전문자격인 나무의사 자격증을 발급받은 자를 말한다. 수원시 도시숲연합회는 2019년 12월 공식 출범한 해 미래세대를 위하는 마음으로 시민과 전문가 등이 참여하여 도시숲 조성 및 관리, 시민체험 활동 등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새빛수원 손바닥정원단장을 맡게 된 계기에 대해 이 단장은 “처음에는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한일아파트 단지 주민분들과 정원을 가꾸는 것으로 시작했다. 시기별로 꽃을 심다 보니 주민들과 화합이 잘 되었고, 재밌으니 봉사하시는 분들도 늘어났다. 그렇게 한일두레를 만들게 되었고,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조원 2동 주민공동체 한일두레 회장을 지냈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활동이 손바닥정원의 모델이 되었고, 실전 경험이 풍부했던 그는 작년부터 손바닥정원단장으로 활동하게 되었다고 했다.
손바닥정원단이 하는 일을 묻자, 그는 “마을 공터나 자투리땅, 유휴지, 아파트 등 도시 곳곳의 빈 공간을 찾아내어 직접 시민의 손으로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고 있다.”라고 하며 이렇게 만든 정원은 공동체가 피어나는 공간, 아픔이 치유되는 공간이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공간, 도시 어디서나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손바닥정원은 소규모 마을공동체를 기반으로 주변의 작은 공간에 꽃과 나무를 가꾸며 서로 소통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손바닥정원단은 시민 주도로 수원시 내 1,000곳에 아름답고 작은 정원을 꾸미는 ‘손바닥정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손바닥정원단은 여러 분과로 나누어져 있으며 운영위원 20명은 각 분과를 위해 애쓰고 있는데, 모두 자발적인 회비를 내면서 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문 위원도 10명 이상으로 정원을 만들기 전에 알맞은 컨설팅을 해 주고, 기타 기술적 분야, 정원 연출 분야, 운영 분야 등에 도움을 주시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또 양묘장을 운영하며 꽃 심는 방법 교육 및 직접 해 볼 수 있는 모든 활동을 교육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범석 단장은 “손바닥정원은 사람 간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서 전체 수원시를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활동을 원하는 수원시민은 언제든지 수원시나 손바닥정원단에 연락하시면 같이 활동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손바닥정원을 가꾸며 생긴 큰 변화로는 바로 공동체가 모여 서로 정원이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소통하다 보니 의식 수준이 높아졌다고 했다. 시민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시의 품격도 올라가는 것이 당연지사다.
단장으로서 보람을 느낄 때를 묻자, 이 단장은 지저분하던 곳이 깨끗하게 변해가는 현장을 볼 때마다 항상 보람을 느끼고 서로 모르던 단원끼리 한 개의 공동체를 이루어 친해지는 모습을 보면 기쁘다고 했다. 그는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이 오시는데 몸과 마음의 병이 있는 분들도 오신다. 처음에는 표정이 어두웠는데 흙을 만지고, 꽃을 심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마음이 치유되어 표정이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물론 운영하면서 단장으로서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이범석 단장은 “현재 손바닥정원 조성사업에 시 예산이 쓰이고 있지만 정원단 활동에 직접적으로 쓰이는 예산은 거의 없다. 그리고 시의 예산을 쓰다 보니 제가 정원 단장이라 할 지라도 단원, 또는 임원진을 위해 해 줄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제일 힘들다.”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일들을 혼자 직접 처리해야 하고 경비 또한 자비로 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 무엇보다 뜻을 같이하는 손바닥정원단 임원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는 것 같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함께해 주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에 대해 이 단장은 “지금까지처럼 단원들과 함께 즐겁게 꽃을 심어나갈 것이다. 이제 정원단 창설 후 2년이 지났고 정원 단원의 체계화와 개별 정원관리 주체가 확고해지고 있다.”라며 앞으로는 정원 확산과 더불어 양묘단, 여행단 등 단원들의 관심사를 고려한 활동들을 많이 발굴하여 시민들이 서로 화합하고 소통하는 출발점이 되는 정원단이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완서 작가의 작품 ‘옥상의 민들레꽃’에서는 단단한 시멘트 틈을 힘겹게 뚫고 피어난 작은 민들레꽃이 극 중 인생을 포기하려는 주인공에게 삶의 용기를 주는 매개체로 작용했다. 이렇듯 자연은 누군가에게는 살아갈 힘을, 누군가에게는 희망과 사랑을 주는 연결고리다. 수원시민들에게 휴식과 치유, 응원과 용기를 주는 손바닥정원 또한 더욱 활성화되어 시민 정원 문화 확산의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수원화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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