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석 칼럼] 인사하기, 인사받기

이강석 | 기사입력 2024/07/18 [11:02]

[이강석 칼럼] 인사하기, 인사받기

이강석 | 입력 : 2024/07/18 [11:02]

▲ 이강석 화성시옴부즈만     ©수원화성신문

 

필자는 화성시청 청사 뒤편에 도착한 통근버스를 내리면서 기사분에게 '감사합니다' 인사를 한다. 30분간 운전을 해서 고색역에서 화성시청까지 안전하게 태워주신 데 대한 감사 인사다. 부연하면, 부족한 잠을 조금 더 보충하는 아늑한 자리와 편안한 운행을 해주신 데 대한 고마운 마음도 포함된 인사다. 현직 시절에 농담이 있었다. 인사계장이 ‘인사는 정말로 안 한다’라고. 공무원들은 인사를 통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하고 보람과 행복을 얻었기에 하는 말이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참! 사무실 도착 이전에 매교역-수원역-고색역까지 태워주신 분당선 기관사님께는 인사드리지 못했다. 지면으로나마 모아서 뒤늦게 감사드린다. 화성시청사 2층에 들어서면 새벽 일찍 출근해서 사무실을 관리하시는 여사님이 톤 높은 인사를 하신다. 호텔 입구, 백화점 매장, 인천공항 탑승 직전에 만나는 분들의 인사와 같은 톤이다. 이에 필자도 이에 ‘안녕하십니까?’라며 중후하게 대꾸를 보내드린다.

 

사실 시청 청사에서 대한항공 급 인사말 서비스를 받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출근하는 청사에서 격조 높은 인사를 받는 것이 그렇게 고맙고 자랑스러울 수 없다. 자신의 직업정신에 충실함은 물론 큰 보람으로 여기는 것 같아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나름 큰 목소리로 아침 인사를 건네곤 한다. 그래야 예의에 맞는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답인사가 부족하다 싶어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누구나 살면서 수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는다. 그런데 대부분 그 고마움을 모르는 듯 보인다. 실제로 우리를 지켜주는 군인, 경찰, 소방관 등은 재난으로부터의 안전을 위해 밤새 수고한다. 이분들의 수고는 내일도 모레도 이어진다. 또 전기, 가스, 수도를 적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밤새워 근무하는 분들도 많다. 이 밖에도 새벽 전철, 시내버스, 광역버스를 운행하기 위해 우리보다 더 먼저 일어나 새벽을 시작하는 분이 얼마나 많은가.

 

필자는 공직자로 일하면서 젊은 시절에 스스로에게 다짐한 바가 있다. 지금 이 자리를 자신이 차지하였기 때문에 일 잘하고 열정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다른 직원이, 다른 팀장이, 다른 과장이 이 자리에 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침 9시에 출근해서 6시 반에 퇴근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았다. 오늘 최선을 다해 일해도 일 잘하는 다른 이만큼 채워내지 못할 것이라 자신에게 채찍질했다.

 

요즘 공무원은 바쁘다. 얼마 전 화성시 서신면 화재가 난 날 저녁에 시청 6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령이 내려졌다. 일부는 밤새워 대기하며 일했다고 한다. 오늘도 시청 현관에는 카메라 언론인과 공무원, 조문객, 유가족, 봉사자들이 상주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청사 앞 차량사고로 공무원들이 비상근무하고 있다. 경찰도 브리핑과 관련한 언론의 비판을 받으면서 고생을 한다. 국민이 알지 못할 것 같은 더 많은 조직에서 더 많은 이들이 사건과 재난을 관리하는 주체로 일하고 있다. 국민은 국가를 신뢰하고 공무원을 믿고 있다. 그래서 정치인을 포함한 공직자는 매사 최선을 다해야 한다.

 

동사무소 동장으로 일하면서 휴가 중 급거 귀청하여 수해 대책으로 60일간 쉼 없이 근무한 기억도 있다. 30일 대부분을 동장실에서 숙식했다. 공무원이기에 해야 했고 할 수 있었다. 크든 작든 대한민국에서 발생하는 사건 사고에 대한 관리와 책임을 감당하는 기관과 부서가 있다. 근무자의 열정과 정성으로 피해를 줄이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에너지를 준다.

 

다양한 구성요소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서 아침 출근길에 만나는 청사관리 용역회사 직원의 인사에 감사하고 통근버스를 타고 내리면서 감사 인사를 한다. 전철을 타고 내리면서 인사하지 못한 부분은 이처럼 글을 통해 고마운 마음을 전해드린다.

 

감정노동자라는 말이 최근에 나왔다. 전화상담이나 창구 안내를 하는 분들을 가족처럼 생각하자고 한다. 나의 형제자매처럼 대하면 언어폭력이나 언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 이전에 모든 이가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면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 아침에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일하면서 조우하는 주변의 사람에게도 목례를 해보자.

 

우리는 양보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어 나가는 일원이 되고자 노력해야 한다. 인생을 살면서 다른 이로부터 받은 도움을 9.9%라도 갚으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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