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석 칼럼] 나이에 대한 이야기

이강석 | 기사입력 2024/01/25 [09:16]

[이강석 칼럼] 나이에 대한 이야기

이강석 | 입력 : 2024/01/25 [09:16]

▲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수원화성신문

 

올해 104세이신 김형석 교수님의 일상을 소개하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100세를 넘으신 이후에 비행기표 발급이 늦어진다고 하십니다. 연세를 4세 나이인 것으로 잘못 인식하여 비행기표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1999년에서 2000년으로 넘어오던 해에는 경기도청 소방재난본부를 거쳐서 홍보기획팀에 근무했는데, 이른바 밀레니엄이라 해서 00년으로 인한 인터넷의 대 혼란을 걱정한 바 있습니다. 다행스럽게 잘 넘어간 줄 기억합니다.

 

우리의 주민등록번호를 1970년대에 시작하면서 2000년도를 준비하지 못한 바가 있었다 들었습니다. 당시 68세인 1902년생과 2002년생에 대한 구분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1902년 12월 15일생과 2002년 12월 15일생은 이후에 아이들 주민등록번호가 동일하게 나올 것이라는 걱정을 당시에는 하지 못한 듯 보입니다.

 

행정적으로 숫자 관리에 허점을 보인 바가 또 있습니다. 개인택시 면허에 유효기간을 정하지 않은 실수도 있다고 합니다. 국가적인 행사를 준비하면서 택시를 늘려야 했고, 그래서 모범택시, 개인택시 추가 면허를 발급했습니다. 그런데 개인택시 면허에 유효기간이나 면허자의 나이 제한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회사 차를 30년 정도 무사고로 일하면 개인면허를 받을 자격이 주어졌고 시장 군수, 도지사 표창을 받으면 면허를 받는데 가점이 된다고도 했습니다.

 

개인택시 면허와 관련하여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도청에서 간부, 소장의 차를 운전하던 공무원이 있었는데 '자가운전제'를 시행하면서 운전직 공무원에게 개인택시 면허를 내준 바가 있었습니다.

 

새로 바뀌는 기관장 운전자를 정해야 하는데 어려운 기관장을 기피하여 기존의 경력직 운전 공무원이 아닌 젊고 경력이 짧은 직원이 기관장 차량 운전을 하던 중에 '자가운전'제도가 시행되었고 덜컥하고 젊은 직원이 개인택시 면허를 받았습니다. 기존의 경력 운전직 공무원으로서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되었지요.

 

지난해 12월에 경기도청으로부터 지패스를 받았습니다. 경기도우대용교통카드입니다. 전철을 타는 경우 '삐삐'하는 소리와 함께 '00'이라는 화면 표시를 보게 됩니다. 우선은 수도권인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의 전철은 무료입니다.

 

부산이나 대구에서도 통하는가는 아직 테스트 전입니다. 65세가 되는 생일날에 발급해 줍니다. 이 카드를 67, 68세에도 발급받지 않았다고 말하는 선배를 많이 봅니다.

 

우대용 교통카드를 쓸 일이 자주 없다는 변명과 함께 더러는 나이 든 것을 주변에 알리고 싶지 않다 하십니다. 그래서 만나서 말하고 글로 쓰기도 합니다. 우리가 나이를 먹는 이유는 아마도 혹시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았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공전으로 인해서 1년이 가고 자전으로 하루가 생성된다 생각하자 말했습니다.

 

나이를 든다는 것이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를 구분하기는 어렵겠지만 태어나서부터 매년 매년 한 살 더 많은 삶을 살게 됩니다. 그래서 경험을 축적하고 좋은 일과 나쁜 사례를 구분하게 됩니다. 공직 내내 선배의 잘못을 거울삼고 선배의 혁신과 선행을 좌우명으로 삼아서 일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래서 공직 이후에도 공직 주변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더 흘러도 공무원이었던 것이 더욱더 선명해지고 시간이 축적되어 나이를 더 먹어도 공무원의 기본과 사명감에 대한 의지가 확고해질 것이라 자부합니다.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처럼 주변에 귀감이 되지 못하고, 명강연을 하지 못해도 공직후배, 젊은 인생에게 참고가 되는 경험담을 더 많이 내놓을 것입니다. 그런 글을 읽어주는 젊은이가 적을수록 더더욱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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