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회복지실 사라지면 학교 안 가요

김경호 | 기사입력 2022/11/21 [07:57]

[기고] 사회복지실 사라지면 학교 안 가요

김경호 | 입력 : 2022/11/21 [07:57]

▲ 김경호 (전)수원영덕초 교장, 수필가     ©수원화성신문

 

G 초등학교 L 복지사님의 감동 스토리(story)를 들었다.

 

G 초등학교 학생들은 학교 사회복지실을 ‘무지개’라고 한다. 왜냐하면, 각각의 추억들이 모여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추억들이 모여 있을까? 좀 더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는 곳, 학생들을 도와주는 곳,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곳, 다양한 체험학습을 하는 곳, 마음이 편해지는 곳, 스트레스(stress)를 푸는 곳, 날마다 가고 싶은 곳, 집 같은 곳’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L 복지사님은 학생들에게 ‘인기 짱’인 게 당연하다. 또한, 학교 사회복지사업은 교직원과 학부모들에게 만족도 1위이다. 이렇듯, L 복지사는 학생·학부모·교직원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주는 분이다.

 

최근 L 복지사에게 감동과 기쁨이 더해지는 일이 생겼다.

 

‘삼성전기의 희망드림 키오스크로 지켜낸 한 아이의 꿈’ 대상자를 추천했는데, 후원금 수여 대상자로 선정되어 500만 원을 지원받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자폐성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H 학생과 자녀의 발달 치료비를 벌기 위해서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시고, 퇴근 후에도 아르바이트(arbeit)하는 어머니에게 희망을 선물한 것이다. 이것은 평소 학생들의 면면을 유심히 관찰하고 적재적소에 적합한 복지혜택을 선물하는 L 복지사님의 섬세한 노력의 결과이리라.

 

묵묵히 맡은 일에 충실할 뿐이라는 L 복지사에게 H 학생 어머니의 편지와 전화 통화는 ‘감동 메아리’였다.

 

「우리 H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인디언 속담이 있다고 해요. 저는 그 말을 마음으로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남들과 다른 H가 사랑으로 밝게 자라고 있어요. 저는 H를 위해 더 열심히 지치지 않고 걷겠습니다. 늦은 걸음이지만 멈추지 않고 꾸준히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 엄마 드림」

 

☎ ~~「H 학생 어머니는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 왔을 때, H가 혼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살아가게 만들기 위해 무슨 일도 할 수 있다고..., 우리에게 평범한 일상이 H 에게는 꿈이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엄마는 힘이 되어 줄 수밖에요.」~~ ☏

 

L 복지사는 '2011년 4개교에서 시작된 수원시 학교 사회복지사업은 학교에 사회복지사를 배치해 학생들에게 상담 교육, 인권 보호 활동 등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했다. '사회복지사는 교사 및 부모 상담, 가정 방문, 지역사회 복지 서비스 연계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사업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는 높았지만, 2022년, 수원시의원들이 '근거 없는 사업이라며 10개월만 연장하고 그만두겠다'라고 통보했다. 그래서 복지사들이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였고, 이로 인해 "1년만 연장한 상태입니다.”라고 속상해하셨다.

 

이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학교 사회복지사를 응원하고, 그들이 학교 사회복지사업을 활발히 펼칠 수 있도록 응당 지원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모든 학생들의 사회복지 실현은 내일의 대한민국 저력(底力)이기 때문이다.

 

학교 사회복지는 학생들 각자의 잠재능력 개발과 전인적인 교육 실현을 목표로 하여 학생들 각자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두고, 학교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교육적인 불평등 해결 및 복지적인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학교 사회복지의 실천 대상이 학생 개개인뿐만 아니라 이들을 둘러싼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 등 더 나아가 교육과 관련된 정책과 제도도 포함하고 있는데, 바로 이러한 사업이 학교 사회복지사에 의해 주로 이루어진다.

 

학교 사회복지사는 보호가 필요하거나 학교 내 적응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각자의 교육적인 욕구에 맞는 교육 기회를 균형 있게 제공하고, 당장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 아니라 할지라도 생활지도 및 상담 등의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학업적 성취와 심리사회적 기능을 북돋아 주며, 결국 모든 학생에게 학업적인 성취와 전인적 교육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최근 G 초등학교 L 복지사는 한 학생을 유심히 관찰했다고 한다. 타 시에서 전학 왔는데, 이 학생도 우울감이 보이고 학습능력도 낮았으며 한글 미해득 상태였다. L 복지사는 외부기관에 의뢰하여 검사를 진행했고, 결과는 지적장애로 판정되어 현재 특수반 입급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이면 6학년이 되는데, 지금까지 특수아동으로 선정되지 않았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대체로 학교에서 과잉행동 아이들은 주목을 많이 받고 조용한 아이들은 교사의 눈에 잘 띄지 않아 관심이 미치기 않았을 거라며, 애써 말을 아낀다. 학교 사회복지사가 있는 학교와 없는 학교의 차이, 그래서 사각지대 아이들 관리 면에서 엄연한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이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집안의 위생이 좋지 않아 폐렴으로 사망한 동생이 있는 학생이 1학년에 입학했다고 한다. 이 학생은 말이 어눌하고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서 가정방문해보니, 집안은 쓰레기 천지로 천장까지 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방바닥은 벌레가 기어 다니고 발조차 디딜 틈이 없는 비위생적 환경이었다. 긴급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L 복지사는 행정복지센터와 아동보호 전문기관인 휴먼서비스센터와 사례회의를 가졌다고 한다. 그래서 가정 위생 서비스 및 학생 심리검사를 진행하였고 지금도 지역사회와 서비스 연계 중이라고 했다.

 

오늘도 L 복지사는 학교 사회복지사업의 최선봉(最先鋒)에서 학생들에게 '희망의 무지개'를 선물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더 따뜻하고 행복해 지려면 L 복지사 같은 분들이 많아야 한다.

 

그래서일까?

 

학생들은 “학교복지실 사라지면 학교 안 가요”라고 외친다.

 

‘인기 짱! G 초등학교, L 복지사님께 감사드린다.

초들 22/11/21 [11:03] 수정 삭제  
  훈훈한 사례에 감동이 밀려오네요. 좋은 기고, 수원화성신문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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