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현 칼럼] IB교육프로그램은 우리 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유미현 | 기사입력 2022/11/18 [15:50]

[유미현 칼럼] IB교육프로그램은 우리 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유미현 | 입력 : 2022/11/18 [15:50]

 

2016년 3월 9일, 지금으로부터 6년이 훌쩍 넘었지만 그날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날은 바로 인간 바둑 챔피언인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첫 대국이 있던 날이었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에게 내리 3연패를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후 이세돌 9단은 4국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최종 1승 4패의 전적으로 이벤트를 마감했다.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 또는 다보스포럼) 연차회의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을 의제로 선택하였다. 2016년에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으로 비롯된 인공지능 쇼크와 더불어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교육과 산업 전반을 강타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즈음 교육계 전반에서도 미래사회에서 인공지능과 경쟁해야 할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2015년에 개정된 국가교육과정은 이러한 미래사회의 변화를 예측하면서 준비한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벅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라는 학자는 인류의 지식 총량이 두 배씩 증가하는 속도가 과거에는 100년이었는데 1990년대부터는 25년으로, 현재는 13개월로 그 주기가 단축되었다는 ‘지식 두 배 증가 곡선’을 주장한 바 있다. 2030년이 되면 놀랍게도 지식 총량이 3일에 두 배씩 증가한다고 한다. 이러한 지식 증가 속도를 보았을 때 ‘교육은 과연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자연히 따라 올 수밖에 없다. 결국 미래의 교육의 지식을 주입하는 방식의 교육이 유효하지 않으며, 미래사회를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핵심역량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2015개정 교육과정은 최초의 역량중심 교육과정으로서 교육과정총론에서는 의사소통역량, 지식정보처리역량, 창의적 사고역량, 자기관리역량, 심미적 역량, 공동체역량의 6가지 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교육과정총론에서 역량을 제시하고 있으나 교육과정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역량을 어떻게 기를 것인지, 그리고 이러한 역량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최첨단 과학기술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교육은 문제를 빨리 풀고 어떻게 하면 정해져 있는 답을 찾을 수 있는지와 같은 평가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교육이라도 평가가 바뀌지 않으면 그 교육이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을 ‘창의융합형 인재’라고 규정하였고 그 정의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현재의 정답 찾기 교육으로 이러한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경기도 교육청에서 미래교육과 관련한 의미 있는 변화가 시도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국제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이하 IB)’ 교육의 도입이다. IB교육 프로그램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 IB본부에서 개발, 운영하고 있는 비판적 사고, 통합적 사고 중심 교육 프로그램이다.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 약 160개국 5500곳의 학교에서 IB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제학교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IB를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으나 공교육에서는 2020년 제주교육청과 대구교육청에서 IB교육을 시작하였다. IB교육에 대해 알면 알수록 미래사회의 인재를 양성하는데 매우 적합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은 수업 방식 자체가 학생이 주도적으로 토론중심의 학습과 탐구를 진행하는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이며, 평가 방식도 기존의 객관식 평가가 아닌 논술과 서술로 평가하게 된다.

 

프랑스의 대학 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시험 문항을 보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2015년도 바칼로레아의 인문계열 철학 문제는 ‘현재의 나는 나의 과거가 만들어낸 것인가?’라는 문제였다. 이 문제를 5개의 보기 중 적절한 것, 또는 적절하지 않은 보기를 고르는 연습만을 반복해온 우리나라 고등학생이라면 과연 풀 수 있을까? 이 문제를 접한 학생은 아마도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다. 올바른 답을 고르는 능력이 아닌 생각하는 능력을 보는 진짜 시험이 프랑스의 바칼로레아인 것이다. 바칼로레아 시험이 끝난 직후 프랑스 전 지역은 토론과 논쟁으로 떠들썩하다고 한다. 대화의 내용은 주로 올해 바칼로레아의 철학 문제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묻는 것이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와 같은 시험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며 정답을 찾아내는 시험이 아닌 정말 중요한 자신만의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진정한 시험인 것이다. 시험의 방식이 바뀐다면 당연히 교육의 방향성과 방법도 바뀔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22년 경기도 교육청에서 글로컬 융합인재 육성을 위한 IB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무척 반갑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공지능과 경쟁하기 위해 인간에게 꼭 필요한 역량은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과 평가 방식이 이러한 능력을 길러주고 있는가?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한 권의 문제집이 아니라 깊이 있게 생각하고, 떠오르는 질문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의 생각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연습일 것이다.

 

IB교육 프로그램이 우리 아이들을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로서 양성하는 혁신적 교육의 대안으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유미현 교수 (아주대 교육대학원 융합인재 및 영재교육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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