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현 칼럼] 코로나 19로 인한 학업 격차, 원인과 대책

유미현 | 기사입력 2020/10/22 [15:52]

[유미현 칼럼] 코로나 19로 인한 학업 격차, 원인과 대책

유미현 | 입력 : 2020/10/22 [15:52]

 

최근 들어 코로나 19로 인해 학생 간 학업 격차가 심화되었다는 우려 섞인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필자가 지도하는 과학영재교육원 중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학업 격차의 문제에 대해 실제로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업 격차의 문제를 직접 실감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초중등 현직 교사인 대학원 학생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였더니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코로나 19가 장기화됨에 따라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우려하는 문제를 최근 한 포털에서 조사하였는데 1위가 자녀의 학업진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학생과 교사들, 그리고 학부모 모두 코로나 19로 인한 학력 격차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19는 우리의 일상생활 모든 분야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 중에서 교육 분야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새로운 학교 급으로 진급하여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학업 습관을 길러야 할 중요한 시기를 제대로 보내지 못한 초등학교 1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들의 경우 그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이러한 피해로 인한 후유증은 내년, 아니 그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코로나 19로 인해 학업 격차가 나타난 원인은 무엇일까?

 

1월말 시작된 코로나 19 유행으로 인해 개학이 계속 미뤄지다가 결국 4월에 가서야 온라인 개학, 그리고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겨울방학이 시작된 12월말부터 약 4개월간 학교를 가지 못하고 집에서 주로 학습을 하게 되면서 공부에 대한 내적 동기와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이 갖추지 못한 학생들은 학업에 공백이 생기게 되었다.
 
4월 초부터 학교 급별, 학년별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 그리고 온라인 원격수업이 시작되었다. 온라인 원격수업의 유형은 크게 교사와 학생 간 화상연결을 통한 '실시간 쌍방향형', EBS콘텐츠 또는 교사가 직접 녹화한 영상을 활용하는 '콘텐츠 활용형', 다양한 과제를 내어주는 '과제 수행형' 등으로 나눠진다.

 

지난 1학기 온라인 개학은 준비기간이 없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지다보니 온라인 수업 유형 중 EBS 영상 또는 직접 녹화한 영상을 활용하는 ‘콘텐츠 활용형’이 주를 이루었다. 반면 실제 수업과 가장 유사한 ‘실시간 쌍방향형’의 온라인 수업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콘텐츠 활용형’의 온라인 수업은 영상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방적인 수업이 진행되므로 출석 체크를 위해 영상을 틀어만 놓고 잠을 자거나 딴 짓을 하는 학생도 많았다. 수업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도 즉시 질문을 할 수 없고, 선생님과의 상호작용뿐 아니라 친구들과의 상호작용도 이루어지기 어려운 수업의 유형이었다. 그러나 ‘실시간 쌍방향형’ 수업으로 진행한다고 해도 학습동기가 낮거나 상대적으로 자기주도적 학업태도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중하위권 학생들은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공교육에서 나타난 학업 격차의 원인으로는 교사와 직접 상호작용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지며, 또래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자극받는 대면수업의 장점이 온라인 수업에서는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업 격차가 나타나는 또 다른 주된 원인은 부모의 관심과 경제력이라는 보는 의견도 있다.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면 매일 정해진 수업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듣고, 과제를 수행하고 제출해야 한다. 저학년일수록 또는 스스로 학습하는 습관이 형성되지 않은 학생들일수록 부모의 관심 여부에 따라 온라인 수업 참여도와 수업 효과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 더불어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학교에서 충분히 학습하지 못하는 부분을 사교육을 통해 보충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에도 학업 격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학력 격차가 발생한다.

 

한 시민단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실시되고 있는 초중고 온라인수업이 길어지면서 부모의 학력과 경제력에 따른 교육 격차에 대해 국민들은 어떻게 인식하는지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부모의 학력과 경제력이 학생들에 교육격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주장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62.0%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 32.4%보다 2배가량 높게 조사되었다. 국민 다수가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교육격차를 우려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가 타격을 입었지만 교육 분야를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는 코로나 19가 종식이 된 후에도 한참 동안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생긴 학업 결손이 이후 초, 중, 고 학업을 이어나가는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교육 정책적으로는 현재 온라인 수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대면수업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수업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최대한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대면수업의 빈도를 높여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코로나로 인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학업결손을 진단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특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가정에서는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흐트러진 학습 태도와 습관을 바로 잡아야 하며, 학습에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학생 자신의 학업에 대한 내적 동기이다. 또한 다른 사람의 도움이나 압박 없이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 전략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도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K-방역으로 전 세계의 모범이 된 우리나라가 코로나 시대에 앞서가는 K-교육의 모델을 실천함으로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교육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기를 기대한다.  

 

유미현 교수 (아주대 교육대학원 융합인재 및 영재교육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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