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행윤칼럼] 기초지자체 역학조사관 채용 가능케 한 ‘염태영법’을 아십니까?

대한민국이 하면 세계 모범이 되고, 수원시가 하면 전국의 모델이 된다

허행윤기자 | 기사입력 2020/05/08 [11:19]

[허행윤칼럼] 기초지자체 역학조사관 채용 가능케 한 ‘염태영법’을 아십니까?

대한민국이 하면 세계 모범이 되고, 수원시가 하면 전국의 모델이 된다

허행윤기자 | 입력 : 2020/05/08 [11:19]

 



언제인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어렴풋하게나마 중국인들의 입국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던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했지만, 국내에서 지역 전파에 따른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줄었던 시기였던 것으로 대략 기억됩니다. 업무를 위해 급히 해외로 나가야만 했던 대학 후배를 배웅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던, 아마도 지난 4월 초순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청사는 1층이 도착 전용이고 2층이 출발 전용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그 장소는 아마도 후배 녀석을 배웅하고 에스컬레이터로 내려왔으니, 도착 전용 공간인 1층쯤이겠지요.

 

오후로 접어들던 그날도 인천국제공항은 크게 북적거리지 않았습니다. 세계 여느 국제공항들도 다 마찬가지였겠지요. 누가 감히 지구촌을 강타한 무서운 전염병의 여파로 비행기를 탈 엄두를 냈겠습니까?

 

그런데, 공항 터미널 청사 앞에 수원시 관용차임을 알리는 문구나 로고 등이 도색된 승합차들이 꽤 여러 대 정차하고 있더라고요. 터미널 안에선 공무원들로 들어 보이는 직원들이 ‘수원으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서있었습니다. 이들은 승객들이 도착해 출입문을 빠져 나올 때마다 피켓을 어깨 위로 연신 들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아마 외국에서 중요한 바이어가 수원시청을 방문하는 것이겠구나”라고 말입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이 났지만, 뭐 그럴 수도 있겠거니라고 생각하면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후배를 떠나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뉴스를 보고서야 낮에 그 수선스러웠던 광경에 대해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수원시가 외국에서 입국하는 국민들 가운데 수원 시민들을 공항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련의 행동이었던 겁니다. 불필요한 감염을 예방하려는 배려였던 겁니다. 중요한 건 그날 낮에 인천국제공항에선 다른 지자체 로고가 적힌 승합차 행렬을 볼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전국의 많은 지자체들이 앞 다퉈 수원시의 이 같은 조치를 벤치마킹한 건 그 이후의 일입니다.

 

그러니까, 제 기억으로는 수원시의 이 같은 아이디어가 새로운 모델이 된 셈입니다.

 

방역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는 등 코로나19가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확진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 20대 확진자가 나이트클럽 등 다중이 모이는 시설을 비롯해 수도권 여러 곳을 다녔다는 소식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어쨌거나, 대한민국에선 코로나19가 점차 잡혀가고 있는 건 확실합니다. 지구촌이 코로나19로 휘둘리고 있는 가운데도 총선도 치루고 (물론 무관중이지만) 프로야구시즌까지 개막한 건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고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게 물론 의료진과 방역당국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희생과 헌신 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래서 이런 말들도 이미 기정사실로 굳혀져 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이 새로운 모범사례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입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는 확연히 바뀌고 있다”며 “그 변화의 한복판에는 대한민국이 있다”고도  말입니다. 

   

이런 틈새를 비집고 한 외신이 또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국민 MC로 불리는 방송인 오구라 토모아키(小倉智昭)가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언급하면서 한국에 도움을 청할 것을 제안했답니다. 물론 일본 내 일부 보수 우파 누리꾼들은 당연히 반발하겠죠.

 

그는 최근 모 민영 TV 간판 프로그램에 출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감한 한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며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한·일 양국 정부의 차이를 분석했습니다.

 

방송에는 점차 일상생활에 활기를 띤 한국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그는 이어 “10만 명 당 유전자 증폭(PCR) 검사 수를 비교했을 때 일본은 118건인 데 반해 한국은 1천198건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K방역’의 화제성을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한국은 전체 확진자의 약 6%뿐이지만 일본은 도쿄에만 72%에 이른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오구라는 마지막으로 “한국이 일본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말한 보도가 있었다”고 말문을 연 뒤 “지금 한일 관계는 아주 나쁘지만 이번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본이 한국에 고개 숙이고 코로나19 대책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까우면 서도 먼 옆 나라 일본인들도 이제 우리의 방역 성공을 인정하고 있나 봅니다. 하긴 공감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일본만 빼놓고 지구촌 전체가 확인해준 성과이니까요.

 

다시 수원시 얘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최근 여러 단체들과 토크콘서트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또 수원시의 의미 있는 코로나19 대처방식이 공유됐습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자치분권위원회, 국회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박광온 국회의원 등과 공동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행사 명칭은 ‘코로나19 극복 자치분권 토크콘서트’였습니다.

 

이 자리에선 자치분권의 힘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우수한 대응능력을 보여준 수원시를 비롯해 고양시·전주시 등 기초 지자체들의 노력과 성과 등이 소개됐습니다.

 

이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게 있습니다. 기초 지자체가 역학조사관을 채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이른바 ‘염태영법’입니다. 확진자 동선 파악 등은 역학조사관의 일입니다.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만 해도 기초 지자체들마다 역학조사관이 없어 동선 공개는커녕 현황 파악조차 어려웠습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때부터 기초 지자체도 역학조사관을 둘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해왔습니다. 결국 지난 2월 기초 지자체에도 자체 역학조사관을 채용할 수 있는 법이 통과되면서 지자체들마다 신속한 역학조사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러니 수원시가 ‘염태영법’이라고 부르는 건 당연합니다.

 

세계적인 재난으로 번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대한민국이 비교적 방역에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데는 사실 방역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인 지자체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정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컨트롤타워라면, 수원시 같은 기초 지자체들은 야전부대였습니다. 시장과 군수, 구청장 등이 야전사령관으로서 최일선에서 바이러스와 전쟁을 수행해 왔기 때문입니다.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지역사회 감염이 나타났을 때도 수원시는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방역조치를 선보였습니다.

 

지난달 8일 수원에서 첫 해외 입국 확진자가 발생하자, 다음 날부터 곧바로 입국자들을 격리 이송할 수 있는 ‘안심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미 앞에서 제가 말씀드렸던 바로 그 정책입니다. 안심카를 타고 수원으로 이동한 입국자가 진단 검사가 나올 때까지 머물 수 있는 임시검사시설이 준비됐고,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입국자가 2주일간 자가 격리하는 동안 나머지 가족들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는 ‘반값’ 호텔도 마련됐습니다.

 

이 같은 수원시의 해외입국자 대상 방역 조치가 효과를 거두면서, 이후에는 다른 지자체들도 인천국제공항에 자체 부스를 설치하는 등 벤치마킹 했습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효과적으로 마스크를 나누기 위해 일반인들은 약국을 이용하고 취약계층은 공공기관이 나눠주는 투트랙으로 민간과 공공, 지방과 정부의 협력으로 마스크 대란을 이겨낸 K방역의 대표 사례”라면서 “지역의 자생적 힘을 최대한 발휘하는 자치분권으로 중앙집권형의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염태영 시장 등을 포한한 기초 자치단체들에게는 아직 숙제가 더 있습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합경찰법안 전부개정안, 고향사랑기부금법 제정안, 중앙지방협력회의법 제정안 등 자치분권법안의 국회 통과입니다. 오는 29일 임기가 만료되는 제20대 국회에 이 법안들이 계류 중입니다. 기초 지자체들에겐 어느 법안들보다도 시급합니다.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하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대한민국이 하면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듯, 수원시가 하면 전국의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가 업그레이드돼야 대한민국호도 도약합니다. 대한민국호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지역이 살아나야 합니다. 전국의 시장, 군수, 구청장 등의 모임을 이끌고 있는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거는 기대가 의미 있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허행윤 수원화성신문 편집국장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포토뉴스
화성시의회 군공항이전반대특별위원회, "군공항이전특별법 개정안 결사 반대"
1/9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