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진 초대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골목상권 지킴이로 소상공인 등 자영업 휴·폐업 막을 터”

광역지자체 최초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전담 기관 출범
“골목상권 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전통시장을 자랑거리로 만들겠다”
600여명 자영업 서포터즈 출범 등 진심 묻어나는 정책 펼친다

허행윤 기자 | 기사입력 2020/02/13 [16:56]

[인터뷰] 임진 초대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골목상권 지킴이로 소상공인 등 자영업 휴·폐업 막을 터”

광역지자체 최초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전담 기관 출범
“골목상권 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전통시장을 자랑거리로 만들겠다”
600여명 자영업 서포터즈 출범 등 진심 묻어나는 정책 펼친다

허행윤 기자 | 입력 : 2020/02/13 [16:56]

 

“현재의 대한민국은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퇴직하면 상당수가 언젠가는 자영업을 운영해야만 하는 실정입니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자영업자, 또는 소상공인은 없지만 말입니다. 사회구조가 이처럼 열악하긴 하지만, 어쨌든 이 같은 상황에서 경기도의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을 휴ㆍ폐업으로부터 지켜내는데 올인 하겠습니다.”임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 원장은 “요즘처럼 불경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그 민감하고 예민한 피해를 최전방에서 체감해야 하는 업종이 자영업”이라면서 이처럼 밝혔다. 임 원장은 이어 “경상원 설립에 정부도 긍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그만큼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게 시급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경상원은 지난해 10월 전국 광역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출범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지원 전담 기관이다. 이재명 도지사의 공약이기도 했다. 다음은 임 원장과의 일문일답.

 

- 최연소 공공기관장에 상권 활성화·지역화폐 전문가로 알려졌는데.

 

▲ 1975년생으로 직접 자영업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고, 부친도 자영업을 하셨다. 유통대학원을 나와 지난 2008년부터 시장현대화과(지금의 상권지원과) 전통시장 업무를 시작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성남시장 재임 당시 성남시 상권활성화팀장을 맡아 10년 동안 모란개시장 환경정비를 전담했다. 성남시 상권활성화재단을 설립했고, 성남시 3대 공설시장 건립 추진 등의 성과도 냈다. 경기도 정책개발지원단장을 역임해 이 지사의 핵심 정책인 경기지역화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경상원을 통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 같은 절심함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 경상원에 대해 설명한다면.

 

▲ 정부가 중소기업벤처부 산하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상권 업무는 지자체 사무다. 정부도 골목까지 온기가 전달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정부 사무가 아니다. 지방분권 차원에서라도 광역으로 업무를 이관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시ㆍ군에서 더 의지를 갖고 할 수 있다. 도 예산 27조 원이 있지만, 그게 270조 원이 됐다고 해도 늘 부족하다. 시장상권 업무가 지방사무가 되면 예산의 우선순위에 있어서도 더 잘 담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경상원은 경기도가 첫 번째로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 신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행안부가 허가해줬을 리 없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업무가 같은데 왜 열어줬겠는가.

 

- 경상원은 앞으로 어떤 일을 추진하는지 궁금하다.

 

▲ 그간의 업무와 비슷할 것이다. 무엇을 목표로 하느냐가 다르다. 그동안 활성화ㆍ특성화라는 말을 서슴없이 책임도 못 지면서 쓰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도 설립 목표는‘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휴ㆍ폐업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음 같아서는 ‘휴ㆍ폐업을 반 토막 내고 싶다’는 말을 쓰고 싶다. 성남에서 상권활성화재단을 만들고 7년 가까이 운영했는데 16명이 일했는데도 휴ㆍ폐업률은 똑같았다. 저도 장사를 두세 번 접었는데, 16년 전인 29살에 죽가게를 3~4년 운영했다. 20대 때 벤처(기업)도 2~3년 운영해봤고, 부모님이 안양중앙시장에서 옷 장사를 하고 계시는데 공사장에서 노동하는 분들이 주 고객이다. 성남에선 10년 동안 근무했는데 자영업 업무를 주로 했다. 이런 경험에서 특별히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상인 조직이다. 상인 한 명이 공무원에게 문제를 이야기하면 단순한 민원인데, 상인들이 모여 함께 주장하면 일반 민원에서 당당한 요구ㆍ주장이 된다. 그러면 뭔가 바뀐다. 이를 위한 수단은 교육이다. 상인 전체가 교육을 받아야지 한두 명만으로는 골목시장이 안 바뀐다. 경상원이 이걸 전담할 것이다.

 

- 경상원을 조선시대 의약과 치료를 담당했던 혜민서(惠民署)로 비유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이 폐업하기 때문이다. 사망률이 70%인데 암을 뛰어넘는 불치병이다. 그런데 정부의 지원방식이 간접지원 방식이다. 이것은 마치 영양제나 보조제와 같은데, 불치병은 그런 것으로는 못 살린다. 시장상권을 치료해야 하는 환자로 취급해야 한다. 상인들이 기분 나쁠 수 있지만 줄 것을 줘야지, 그렇지 않고 망하면 수습이 안 된다. 그래서 일부러 혜민서라고 잡았다. 자영업자가 아프다는 전제 아래 혜민서를 캐치프레이즈로 잡아야 한다.

 

- 새롭게 만들어지는 공공기관을 두고 자리 늘리기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는데.

 

▲ 그런 경향이 있긴 하지만, 경상원의 경우는 이와는 반대로 자영업자들로부터 적극적으로 환영받고 있다. 이는 그만큼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 등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높아져 간다는 이야기다. 이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들어줄 전담 기관이 생겼다는 데 반가움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자영업은 최전방 저지선으로, 자영업이 무너지면 생활 자체가 힘들어지는데.

 

▲ 빈번해지고 있는 생활고로 인한 극단적 선택이 사회에서 사라지게 하기 위해 폐업이라도 줄여보자는 절실함이 있는 게 현실이다. 이를 위해 휴·폐업 반 토막 골목상권 조직화 활성화에 주력하겠다.

 

- 휴·폐업 반 토막 골목상권 조직화 활성화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 앞서 이야기 했듯이, 경상원의 목표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휴·폐업을 최대한 막아보자는 데 있다. 이에 대한 방법으로 지원 방향을 개인이 아닌 조직이나 공간 등에 집중해 상인회를 양성하고, 골목을 활성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개인을 지원하면 특혜가 될 수 있지만, 상인회나 골목상권 전체를 상대로 하면 특혜성이 없어지고 가성비도 높다. 상가마을 활성화는 더 큰 개념의 지원방안이다.

 

- 골목상권 조직화를 활성화하면 어떠한 시너지 효과가 있는가.

 

▲ 상가마을 등 골목상권을 조직화하면, 구성원들끼리 의지할 수 있기 때문에 공동운명체로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폐업도 외로울 때 더 많이 생각한다. 상인회 활동을 함께 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도 공유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가마을공동체라는 것도 전통시장 상인과 골목시장 상인 등을 구분하지 않고, 이들 모두가 구성원이 되는 연합회 방식의 공동체가 필요하다.

 

- 휴·폐업을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 있다면.

 

▲ 휴·폐업을 줄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기존에 10만 원 벌던 상인들이 12만 원만 벌도록 지원하면 된다. 이를 위해 콜센터를 만들어 그동안 도움을 청할 기관조차 없었던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 경기도 자영업서포터즈도 출범했는데 그 규모는 어떤지 궁금하다.

 

▲ 경기도 자영업서포터즈는 현재 600여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 또한 전국 최초의 프로젝트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도 시작했다. 자영업서포터즈가 갖는 의미는 기존 구성원이 대학생들 위주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지자체 공무원과 유관 기관 임직원, 시장매니저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자들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규모가 600여 명에 이른다는 점도 차별화됐다.

 

- 경기도 자영업서포터즈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가.

 

▲ 이들은 앞으로 자영업자들이 몰라서 못하거나 어려워서 못하는 일들을 도맡아 진행하며 정부의 지원 문턱을 낮추는 일을 추진한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정책이 있는데도 이를 몰라서 못하거나, 아니면 관련 서류 제출 등 어려워 못하는 경우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절차로 지원 신청조차 못하는 일이 없도록 직접 현장을 찾는 발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겠다.

 

- 경상원의 BI(Brand Identity) ‘함께 오늘을 엽니다’도 눈길을 끌고 있는데.

 

▲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생계를 위해 매일매일 가게 문을 여는 경기도의 모든 소상공인과 경상원이 함께 하겠다는 마음으로 오늘을 버텨내겠다는 각오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 상인들을 휴ㆍ폐업으로 지켜내야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 취업 포털에서 7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하니 체감 은퇴가 51세고, 수명은 80여 세다. 날 때부터 상인은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언젠가는 상인이 돼야 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 저도 자영업을 해야 한다. 경제인구 중 25%가 자영업자다. 신분당선의 기사 없이 운전되고 있는 전철처럼 버스ㆍ택시 등 운전하는 기사가 사라지고, 기사식당이 사라지면 절반이 자영업을 하는 시대가 오게 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상인들을 지켜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골목상권의 교육 이외에 가장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

 

▲ 이제는 민간 주도가 어렵고 의사결정 정책 방향을 결정할 상인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권역별 센터를 현재 남양주, 광주, 시흥 정도 3곳에서 출발시킨다. 우리는 소상공인을 위한 회의소를 만들려고 한다. 이 상인회의소는 어느 단체든 다 들어와서 경기도 정책ㆍ예산을 협의ㆍ조정한다. 시ㆍ군마다 2명씩 분과위원장이 된다. 모이게 되면 사익을 주장하는 일이 없이 민주주의가 작동할 것이다.

 

- 경상원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나.

 

▲ 직원들이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 직원들이 무시를 당하면 안 된다. 직원들이 마치 호텔리어처럼 대우를 받으면서 프라이드를 갖게 하고 싶다. 1일 임용장을 주면서 원장보다 높은 게 상인이라고 했다. 절대 그분들에 대해 하대하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정규와 비정규직 구별도 불허다. 다 같은 직원이다.
 
- 끝으로 경기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세상에 날 때부터 상인은 없지만 언젠가 상인이 될 수밖에 없는 나라다. 상인이라는 별도의 계급이 존재하지 않는다. 상인이 곧 도민이고, 도민이 곧 상인이 될 수밖에 없는 나라에 산다면 우리가 99% 지킬 영역이 이 시장상권이다. 요즘 장사할 때 누가 박수를 치는가. 다 뜯어말린다. 월급이나 그냥 받으라고 한다. 도민이 집 근처에 있는 작은 골목상권이나 전통시장을 자랑할 만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친구들이 오면 시장이나 가자고 하는 일이 생기도록 하고 싶다. 전통시장이 지역민의 자랑거리가 되게 해야 한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도민들이 밖으로 나오지를 않아 배달업체들은 성황을 이루고 반대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상점가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의 경상원의 역할은?

 

▲ 경상원은 지난 8일부터 직접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상점가를 찾아가 방역 소독과 마스크, 손소독제 배부 지원행사를 벌이고 있다. 경상원 뿐만 아니라 ‘경기 상인 의병 출정식’을 함께 진행해 상인회별로 방역물품(방역기, 약품, 방호복)을 1차 전통시장, 2차 골목상권과 소상공 상권에 공급해 자체방역 활동을 이어 나가도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 상인 의병처럼 상인들이 직접 나서 주변을 소독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자발적인 동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프로필
- 임진(林縝, 1975년생, 전남 장성)
- 명지대학교 일반대학원 국제통상학 박사수료(’08년 2월)
-  전)경기도청 정책개발지원단장(’18년 9월 ~ ‘19년 9월)
- 지역화폐 전문가(성남사랑상품권, 경기지역화폐 : 11년간)
- 전국 기초자치단체 ‘1호 전통시장담당 전문직 공무원’ 임용(‘08.2.25)
- 전통시장 상인의 아들, 자영업 청년 창・폐업 경험자
-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관련 논문 기고
- 전통시장 자문(중소기업청・시장경영지원센터)
- 대학・시장・상점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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