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태영 시장이 제347회 수원시의회 제2차정례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 수원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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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자년 새해 수원시의 키워드는 ‘새로고침’이다. 정보통신분야에서 새로고침은 컴퓨터에서 현재 화면의 페이지를 다시 불러들여 최신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일컫는 표현이다. 즉, 새로고침은 2020년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낡은 것을 새롭게 바꾸고, 그릇되거나 잘못된 것을 옳게 바꾸는 혁신(革新)이자, 혁명(革命)의 영역에 준하는 쇄신(刷新)이다. 이런 가운데, 수원시의 새로고침은 채용과 직무중심 필기시험 등은 물론, 예산 편성 등 모든 분야에 본격적으로 적용돼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거쳐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측면의 행정을 과감하게 개선하고, 바꾸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새로고침을 통해 차근차근 진행되는 수원시의 시정(市政)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주
■ 새로고침 의지 시정 전반 확산세…공공기관 채용도 공정하게
수원시의 새로고침 의지가 시정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제와 복지, 문화, 환경 등 주요 정책에서 새로고침의 방향이 제시되면서 중점 사업들이 다듬어지고 있다.
의례적으로 진행되던 딱딱한 분위기의 종무식과 시무식 등을 없애고 새해 첫 날을 시청 로비에서 음악회로 시작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수원시 공공기관의 채용이 ‘새로고침’ 된다.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각 기관들의 채용제도를 통합적으로 개선, 투명성과 공정성 등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공공기관 채용과정이 올해부터 수원시에서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13개 공공기관, 13개 채용 ‘제각각’
수원시 공공기관은 13곳이다. 수원도시공사(공기업), 수원시국제교류센터, 수원시정연구원, 수원문화재단, 수원시컨벤션센터, 수원사랑장학재단, 수원청소년재단, 수원FC,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이하 출연기관), 수원시체육회, 수원시장애인체육회, 종합자원봉사센터,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이하 보조기관) 등이다.
이들 기관 가운데 일부 기관은 대행사업을 수탁하는 등 신규 사업으로 인한 채용 요인이 발생한다. 수원도시공사가 대표적이다. 나머지는 퇴사 및 결원 충원 등의 요인으로 연간 10명 이하의 소규모 채용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공기관 13곳은 지난해 상반기 179명, 지난 2018년 137명, 지난 2017년 85명, 지난 2016년 94명, 지난 2015년 79명 등을 각각 채용했다.
하지만, 채용 방법은 기관 숫자만큼 제각각이었다. 서류전형의 경우 대부분 자체적으로 시행하면서 적합한 인원을 전원 선발하거나 명확한 합격기준 등이 없이 운영됐다.
필기시험도 시행하지 않거나, 업무와 연관성이 떨어지는 시험과목은 직무적합 인재를 선발하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더구나 면접시험은 면접관 구성부터 방법과 내용 등이 기관별로 모두 상이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 채용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은 채용계획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고, 산발적인 채용시험으로 인한 위탁비 등 시험관리 비용은 중복 지출됐다.
■ 계획성·투명성·공정성 높이는 ‘통합채용’
수원시는 이처럼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공공기관 채용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올해부터 ‘새로고침’한다.
매년 다음 년도 채용계획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기관별로 이뤄지던 시험 일정 공고를 일괄적으로 실시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홍보, 구직자들에게 더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필기시험에 대한 공정성도 높일 수 있다. 신규 채용 시 필기시험을 의무화하고 직무와 연관성이 높은 시험과목을 도입하는 점도 눈여겨볼 사항이다. 기관별 채용규모가 다른 점을 고려, 합격배수도 3배수에서 5배수까지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면접시험도 마찬가지로 직무중심의 블라인드 면접으로 면접위원 구성에 외부 위원을 절반 이상 포함하도록 하고, 서류전형과 면접시험 위원의 중복 위촉을 금지해 투명성이 보장된다.
채용비리 예방을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채용 필요성과 채용인원, 심사기준 등을 사전에 통보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시험공고와 위탁업체, 관련 서류 보존기간 등을 명확하게 정했다.
각 채용 단계별로 차별금지와 각 전형별 처리 기준, 예비 합격자 순번 부여에 대한 기준 등 정부의 지방공공기관 인사조직 지침도 엄격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수원시는 지난해 8월 공공기관 채용제도 개선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이후 각 기관별 의견수렴과 관련 조례 개정 및 실무협의회 운영을 거쳐 실시계획을 마련하는 등 통합채용 실시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수원도시공사 등 수원시 공공기관이 자리잡고 있는 더함파크. 수원시 제공 © 수원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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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부터 상·하반기 공개 경쟁 채용
올해부터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 1회씩 통합채용도 시행된다. 필기시험은 시가 주관하고 서류전형과 면접시험은 기관이 주관하되 기준점을 통일했다.
통합채용을 최초로 시도하는 수원시 공공기관은 수원도시공사, 수원문화재단, 수원시청소년재단, 수원FC,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수원시체육회 등 6곳이다. 21명이 상반기 중 채용된다. 하반기 채용 예정인원은 오는 6월 중 확정된다.
수원시가 주관하는 필기시험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의 의사소통, 수리, 문제해결, 정보, 조직이해 등 5개 영역과 인성검사가 공통이다.
전문 과목으로는 영어, 행정법, 문화예술, 일반상식, 기계일반, 마케팅, 체육상식 중 2과목이 기관별로 채택되고 기준에 따라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오는 4월 채용공고와 원서접수를 거쳐 오는 5월 중순 제1회 통합채용 필기시험이 실시된다. 이후 오는 6월 중 서류전형과 면접시험이 진행되고 최종합격자가 결정된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시와 공공기관 간 협업을 통한 직원 충원은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인재 선발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균등한 고용기회 보장과 적합한 인재 등용의 토대를 마련해 신뢰받는 채용제도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 예산편성, 재정위기 대비 재정기틀 처음부터 바로 잡기로
염태영 수원시장은 “2020년 수원시 예산편성 화두는 ‘새로 고침’”이라고 강조했다.
염 시장은 제347회 수원시의회 제2차 정례회 시정연설을 통해 “관행처럼 일상이 된 사업과 조직을 새롭게 뜯어고치겠다는 각오로 예산 기조를 새롭게 하고, 재정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고쳐 쓰겠다. 미증유의 재정 위기가 닥칠 2020년을 재정기틀을 처음부터 바로 잡는 해로 삼겠다”며 이처럼 밝혔다.
이어 “반도체 경기 부진과 일본 수출 규제 등 예상치 못한 경제환경 변화로 자주 재원인 지방소득세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1월1일부터 재정안정화기금을 설치·가동, 재정위기를 근원부터 관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각종 사업과 행사·축제, 지방보조금 평가 제도를 전면 개편해 재정 투명성·효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며 “협업기관 운영합리화방안을 마련해 건전한 재정 운용의 기틀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의 올해 지방세 추계액은 지난해 2회 추경예산보다 1천723억 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시는 재정위기를 타개하고, 재정 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채 845억 원을 발행하고 공영개발특별회계를 폐지해 158억 원을 일반회계에 전입하며 기준재정수요를 맞추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수원시는 민선자치 원년인 1995년 불교부단체 지정된 후 25년 동안 지위를 유지했지만,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내년 보통교부세를 지원받는 교부단체로 전환했다.
염태영 시장은 “2020년 ‘수원 특례시 원년’이라는 새 역사를 쓰겠다”며 “특례시 실현에 발맞춰 모든 것을 새로 고치고, 기존 행정 관행을 광역 수준에 맞게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수원에서 열리는 제4차 아시아·태평양 환경장관 포럼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환경 수도’ 등 수원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회”라며 “수원의 위상을 높일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