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김포공항 과밀 상태 해결은? 수도권 제3공항 건설해야

공항 신설, 첫삽 떠서 개항하는데 10년 걸려
경기남부 통합국제공항 건설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
국토부 '제6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발표 귀추 주목

이상준 기자 | 기사입력 2019/09/06 [14:20]

인천·김포공항 과밀 상태 해결은? 수도권 제3공항 건설해야

공항 신설, 첫삽 떠서 개항하는데 10년 걸려
경기남부 통합국제공항 건설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
국토부 '제6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발표 귀추 주목

이상준 기자 | 입력 : 2019/09/06 [14:20]
▲ 우리나라 수도권 국제공항은 인천과 김포 단 2곳으로, 오는 2040년 이후 두 공항의 포화상태에 대비해 실질적 수요 차원에서 경기 남부권에 신공항을 유치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수원화성신문


추석 연휴를 앞두고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을 찾은 한 경기 도민의 푸념이다. 수원, 용인, 화성 등 경기 남부지역에서는 외국 나가는 비행기를 한 번 타려면 비행기 출발 5시간 전에는 집에서 출발해야 한다. 공항까지 가는 데에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걸리는 데다, 적어도 2시간 전에는 출국 수속을 마쳐야하기 때문에 넉넉하게 4~5시간을 잡고 대문을 나서야 한다. 과장을 조금 보태면 공항 왔다 갔다 하는 시간으로 유럽도 가겠다는 말이 틀린 말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교통편이 끊긴 밤에는 공항에 어떻게 가나요’, ‘새벽 5시40분 리무진 버스 첫차 탈건데 인천공항에 새벽 6시30분까지 도착이 가능할까요’, ‘하루 전에 도착해서 공항 캡슐호텔에서 자는 게 나을까요, 그냥 공항에서 노숙을 할까요’ 등 경기 도민이라면 한 번쯤은 마주했을법한 고민 글들이 올라오곤 한다.


인천공항보다 조금 더 가까운 김포공항 이용하는 것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도심지에 위치, 출퇴근시간에는 인천공항까지 가는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리기도 한다. 김포공항은 주변 여건 상 국외로 취항하는 항공편수도 인천공항과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적어 인천공항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많은 사람들이 공항을 찾는 본격적인 휴가철에는 인천공항은 그야말로 포화상태다. 공항에 2시간 전에 도착해서는 비행기 탑승시간 마감 전까지 수속을 마치면 다행이다. 느긋하게 면세점을 이용할 생각이라면 어림도 없다. 세계에서 공항서비스 평가 12년 연속 1위를 한 인천공항이라지만 한꺼번에 수많은 사람이 몰리는 성수기에는 그 서비스의 만족도를 보장받을 수 없다. 공항이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여객수가 정해져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의 여객 수용능력은 연간 7천200만 명으로 하루 19만7천여 명 정도다. 지난 6월 연휴기간에 하루 최다 이용객을 기록한 하루 평균 20만7천여 명에 비교하면 이미 수용능력을 초과했다.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해외 관광객 수는 1천500만 명,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수는 480만 명으로 전체 대한민국 입국자수 대비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31%에 이른다. 현재 중국의 여권 보유율은 10% 미만이지만 오는 2030년 여권 보유율이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앞으로 4~5년 내에 한-중 간 비자 면제가 이뤄진다면 향후 10년 동안 중국의 항공수요는 예측이 불가할 만큼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을 활용해 인도를 우리나라 관광의 주력시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인도는 현재 13억 인구의 5.5%인 6천800만  명만이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 인구 1~2위의 중국과 인도의 쏟아지는 관광 수요를 소화하기에는 인천공항으로는 역부족이다.


지난 1월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추진방안 발표 이후, 경기 남부권에 국제공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지역 매체들의 보도를 시작으로 김영진 국회의원의 ‘경기남부에 신공항을 띄우자‘는 경기 도민 대토론회 개최에 이어 경기 남부권에도 공항을 만들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현재 우리나라 공항은 15곳이다. 이 가운데 순수 민간공항은 인천, 김포, 제주, 울산, 여수, 무안, 양양공항 등 7곳이고 나머지 8곳은 민·군 겸용 공항이다. 다른 나라들은 국가의 중심 도시 주변으로 3~5곳이 위치해있다. 우리나라는 2천290만 명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집중돼 살고 있지만, 국제공항은 단 2곳으로, 인천과 김포 공항뿐이다. 이렇듯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포화상태에 대비해 실질적 수요 차원에서 경기 남부권에 신공항을 유치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게 됐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말 제4활주로 착공을 시작으로 4단계 개발 사업에 들어갔다. 오는 2023년 제4활주로 준공 및 오는 2030년 최종 5단계 확장까지 완료하면 최대 1억4천만 명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인천공항의 이용 수요는 오는 2035년 1억3천만 명, 오는 2040년 1억5천만 명으로 예측되고 있다. 즉 오는 2040년이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포화 상태가 된다.


김포공항은 도심권에 인접해있는 데다 주변 지역의 반대 민원 때문에 활주로 증설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거지에 인접해있어 밤 11시부터 새벽 6시까지 비행기 이착륙 금지시간대(Curfew Time)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증편조차 어려운 상태다.


인천공항이 지난 1992년 첫 삽을 떠서 지난 2001년 3월 개항하는데 거의 10년이 걸렸다. 오는 2040년 이후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수용능력 초과를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수도권의 대안 공항 설치를 논의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과연 경기남부권 통합 국제공항 유치는 타당성이 있는 주장인가? 실제 공항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공항 운영에 필요한 조건으로 공항 인근 도시의 충분한 수요, 우수한 산업 네트워크로 인한 물류 이동, 외부 관광객을 유치할 만한 관광자원 등을 꼽는다.


2019년 4월 기준으로 수원, 성남, 용인, 화성 등 경기 남부권 인구수는 740만 명으로 보고됐다. 단순히 경기 남부권 인구수뿐만 아니라 인근의 당진, 서산 등 충청권 거주자나 경기도 소재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및 산업단지의 근로 인구까지 잠재 수요에 포함시킬 수 있다.


여기에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등과 같은 굵직한 도로망은 경기 남부권에 소재한 반도체, IT, 바이오 분야 유수 기업들과 물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화성시 소재 반도체공장에 130조 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파운드리 생산에 나설 것임을 발표함에 이어 SK하이닉스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12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수립함에 따라 반도체의 항공 수출에 힘을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기계·화학분야에 특화된 평택일반산업단지, 바이오 전문 화성지역 산업단지 등의 물류 수요는 항공물류 중심지로의 발돋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게다가 경기 남부에는 유네스코등록문화재인 수원화성, 화성 융건릉과 용주사 등지를 비롯해 전곡항과 궁평항 등과 같은 자연환경, 용인 민속촌과 에버랜드 등 이미 많은 해외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는 매력적인 관광 요소가 분포해있다. 현재 개발 중인 송산그린시티의 국제테마파크가 완공되는 오는  2030년에는 보다 풍부한 관광문화자원이 관광객을 유치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공항 건설에 대한 논의에서 비용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하나의 공항을 새로 짓는데 드는 비용은 보통 6조 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공항은 지난 1992년 첫 삽을 떠 지난 2001년 1단계를 준공하기까지 5조6천억  원이 들었다. 수원시의 1년 세출 예산이 2조5천억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렇듯 막대한 공항 건설비용을 오롯이 국가 예산으로 조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민·군공항을 통합해 개발하자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굳이 경기 남부지역에 신공항이 필요하다면 서울 강남권을 흡수할 수 있는 서울공항을 활용해 국제공항을 조성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언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성남에 위치한 서울공항은 도심 한가운데에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위험성이 있는데다 서울 시내의 높은 스카이라인 때문에 안전한 항로 확보가 어렵고, 주변 주거지에 비행기 이착륙 소음 피해 발생 때문에 민간 공항부지로써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수도권의 또 다른 공항인 수원화성군공항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현재 수원화성군공항은 수원시와 화성시의 경계에 위치해있다. 과거 군공항이 들어섰던 1950년대만 하더라도 이 지역은 허허벌판이었지만 점차 도시가 개발되면서 군사시설이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게 된 기형적인 형태가 됐다. 수원화성군공항 이전사업은 25만 명이 넘는 주민들을 전투기 소음으로부터 해방시키고 안정적인 군사 훈련을 위해서라도 군공항을 적합한 위치로 이동시키자는 수원시의 건의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 2017년 2월, 국방부는 수원화성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로 화옹지구를 선정했다.


수원화성군공항 이전의 예상 사업비는 6조9천억 원이다. 사업에 소요되는 금액은 국방부가 종전 부지를 넘겨받아 민간사업자가 종전부지에 대한 개발 이익을 기부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국가 예산이 전혀 수반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통합해 짓는다면 민간 여객 터미널 건설비용인 2천300억 원 정도만 투입되면 통합국제공항으로 건설이 가능하다.


화옹지구는 상당수의 땅이 바닷물을 메워 조성한 간척지로 그 면적은 4천500ha, 쉬운 단위로는 1천800만 평에 이른다. 예비이전후보지 14.5㎢(약 440만 평)가 국가가 관리하는 땅이 대부분인 만큼 다른 지역보다 민간 토지 보상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또한, 바다를 매립한 지리적 특성상 항공기 운항에 필수적인 시야 확보에 탁월하고 동-서 바다 방향의 긴 활주로와 소음완충지역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비행기 소음이 우려되는 소음예상지역에 대해서는 민간공항에 대한 소음보상기준을 적용해 군공항 소음피해 보상기준인 80웨클보다 낮은 75웨클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화옹지구의 접근성 측면에서는 서해안고속도로와 평택시흥고속도로에 인접해있고, 2030 화성시 개발계획에 따르면 홍성~송산 간 전철이 계획돼 있어 교통 편의성이 올라갈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항 전문가들은 화옹지구에 통합 국제공항이 들어서게 되면 경기 남부권의 국제공항 이용객 편의도 향상될 뿐만 아니라 화성 서부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예상하고 있다. 공항이 들어서게 되면 필수적으로 항공정비(MRO) 단지, 물류단지, 배후주거단지, 그 밖의 업무시설 등이 따라 들어서고 공항 이용객의 접근과 물류 수송에 필요한 광역 간 도로 및 철도가 확충된다. 화옹지구 주변의 서신과 마도 지역 등은 공항 배후단지로의 본격적인 개발을, 송산 지역은 국제공항 접근성이 용이해져 화성국제테마파크 조성에도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화성시는 동탄, 병점 등 화성 동부지역과 우정, 조암, 송산 등 화성 서부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동부지역은 도심화가 진행돼 많은 인구가 모여살고 상권이 형성됐지만 서부지역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낙후되어 있는 지역이 많다. 이런 상태에서 화성 서부권에 통합국제공항이 유치된다면 화성시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동서 균형발전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공항 건설을 주관하는 국토부는 조만간 오는 2021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추진할 제6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해 발표할 예정이다. 하나의 공항이 지어지는 데 최소 10년이 걸리기에 지금이야말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수도권에 세계적 허브 공항으로 역할을 할 신규 공항 건설을 추진할 때이다. 과연 이번 제6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경기남부 통합국제공항 건설 여부가 논의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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