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행윤칼럼] 3선 염태영號 출범 1년…“더 큰 수원 향해 한 걸음씩 내딛다”

생활임금 1만 원 결정, 수원고법·고검 개원 등 숙원과제 해결
아직도 마무리할 숙제 수두룩…총선 앞두고 명쾌한 결단 기대

허행윤기자 | 기사입력 2019/07/03 [16:32]

[허행윤칼럼] 3선 염태영號 출범 1년…“더 큰 수원 향해 한 걸음씩 내딛다”

생활임금 1만 원 결정, 수원고법·고검 개원 등 숙원과제 해결
아직도 마무리할 숙제 수두룩…총선 앞두고 명쾌한 결단 기대

허행윤기자 | 입력 : 2019/07/03 [16:32]

 

처음 그를 만난 곳은 상가(喪家)였다. 지방선거를 앞둔 어느 겨울 저녁이었다. 한 청년이 문상객들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후배 기자에게 곁눈질로 물었더니, 정치 지망생이란다. 그로부터 받은 명함에는 환경운동과 청와대에 근무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선하고 성실해보였다. 어쩌면 그는 필자를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그렇게 정치를 시작했었다.

 

염태영 수원시장의 첫 인상 이야기다. 그동안 강산이 2차례나 바뀌었고, 앞으로도 수차례 더 바뀌겠지만, 염태영이라는 단체장은 이젠 지방정치 영역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소중한 공공재(公共財)다. 그 뒷심에는 반듯하면서도 막힌 데 없는 늠름한 성품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그 이미지는 앞으로도 쭉 지속될 듯싶다. 로베타 플랙의 노래 제목 <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처럼 말이다.

 

염 시장이 3선 시장으로 당선된 뒤 1년이 지났다. 그가 펼쳤던 굵직굵직한 성과들 가운데 으뜸은 (개인적으로는) 정리의궤 복제다. 정리의궤는 조선시대 나라가 큰일을 치를 때 후세에 참고하기 위해 그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경과를 자세하게 적은 책이다. 정조대왕 시절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궁중 회갑잔치의 제반 절차를 세세하게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가 대표적이다.

 

<원행을묘정리의궤> 영인본은 지난 1994년 출간됐다. 국역본은 같은 해 수원시의 화성 축성 200주년 기념으로 간행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글본 <정리의궤> 채색본 1책과 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이 소장한 12책의 복제본을 국내 최초로 제작했다. 한글본 <정리의궤>는 국내에는 없다. 정부도 하지 못했던 복제를 수원시가 해냈다. 

 

염 시장의 얘기를 좀 더 해보자. 그는 지난해 7월 취임할 당시 일성으로 “‘사람 중심, 더 큰 수원의 완성’을 향해 시민과 함께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유수 도시에 버금가는 위상과 품격을 갖춘 도시’”라고 강조했다. ‘사람 중심, 더 큰 수원의 완성’과 ‘세계 유수 도시에 버금가는 위상과 품격을 갖춘 도시’라는 빅 픽처는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을까. 

 

<정리의궤> 복제에 이어 생활임금 1만 원 결정이 있다. 노사민정협의회는 염 시장 취임 당시인 지난해 7월 이 처럼 결정했다. 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공약’보다 한 발 앞섰다. 논란은 있지만 생활임금은 최저임금에서 더 나아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이다. 대상은 수원시·수원시 출자출연기관· 위탁기관의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들이다.

 

같은 해 11월에는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다자녀 가구 등에 무상으로 주택을 지원하는 수원휴먼주택사업을 시작했다. 주거복지정책의 하나인 수원휴먼주택은 주거 취약계층에 지원하는 임대주택이다. 같은 해 11월 6자녀 가정이 첫 입주했고, 같은 해 12월2일 8자녀 가정이 두 번째로 입주했다. 지금까지 5자녀 이상 무주택 가구 10가정이 수원휴먼주택에 입주했다. 이 역시 성과다.

 

같은 해 12월 창단된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 팀도 빼놓을 수 없다. 수원시는 앞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지난 해 1월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을 발표한 바 있다. 11개월 만에 약속이 실현된 셈이다. 염 시장은 창단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 여정의 첫 걸음이었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의 평화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실업팀을 창단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수원고법·고검 개원도 있었다.  올해 3월이었다. 서울·부산·대전·대구·광주고법에 이어 6번째다. 지난 2007년 7월 국회에서 처음으로 고등법원설치 법안이 발의된 지 12년 만에 이룬 쾌거다. 바야흐로‘수원고법시대’가 열린 것이다. 수원고법·고검 개원으로 광역시급 위상을 갖추게 됐다. 특례시를 추진하는 수원시 입장에선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지난 3월29일에는 경기남부 마이스(MICE) 산업의 중심 역할을 담당할 수원컨벤션센터가 문을 열었다. 연면적 9만7천602㎡에 지하 2층, 지상 5층 등의 규모로 컨벤션홀, 전시홀, 이벤트홀, 회의실(28개), 구름정원(옥상) 등을 갖췄다. 수원시는 수원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마이스 복합단지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도 열렸다.

 

용인시와의 불합리한 행정경계 조정도 결실을 맺었다. 지난 4월이었다. 수원시는 용인시와‘경계조정 공동협약’을 맺고, 경계 조정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그동안 불합리한 행정 경계로 걸어서 20분 거리의 흥덕초등학교에 다니던 용인 청명센트레빌 아파트단지 어린이들은 이르면 내년부터  걸어서 4분 거리인 수원 황곡초등학교에 등교할 수 있다.

 

정리의궤 복제, 생활임금 1만 원 결정, 수원휴먼주택사업, 수원시청 여자하키팀 창단, 수원고법·고검 개원, 수원컨벤션센터 개원, 행정경계 조정 등은 누가 수원시장에 당선됐든 추진했어야 할 숙제들이었다. 하지만, 선출직 시장으로는 이번이 마지막인 염 시장 입장에선 반드시 마무리했어야 할 과제들이었다. 아직도 더 많은 현안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명쾌한 결단을 기대하는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      

허행윤 수원화성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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