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만나는 시] 바오밥 나무
김태실 | 입력 : 2018/07/02 [14:02]
바오밥 나무
김태실
너에게선 밥 냄새가 나 붉은 흙길을 걸어 물 한 동이를 지고 와야 하는 맨발 허기진 배를 채워줄
굵은 기둥으로 우뚝 서서 성근 가지 밥그릇 되어 그 위 차진 밥 얹었으면 밥알과 밥알이 끈끈하게 이어져 가닥가닥 주렁주렁 열려 흙투성이 사람들 오가며 밥알 열매 따먹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팔뚝만한 바오밥 나무 하늘 길을 날아 내 손에 쥐어준 사람 내 허기진 가슴에 밥을 먹여주었어 이글거리는 태양열에 지은 밥을 오늘도 한 그릇씩 먹으며 눈을 뜨고 있지
수 천 년 살고 나면 속을 비워 사람을 품어 안는 바오밥 나무 사람의 일생이 너의 수명과 같다면 지금쯤 나의 속은 훤히 비워졌어야만 하는데
얼마나 더 밥을 지어야 할까
한국문인협회 이사, 문파문인협회 상임운영이사, 계간 문파문학 편집위원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수원문인협회 회원, 저서 : 시집 『그가 거기에』 수필집『이 남자』『그가 말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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