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행의 생활법률 이야기] 특별한정승인

조준행 | 기사입력 2026/04/23 [08:20]

[조준행의 생활법률 이야기] 특별한정승인

조준행 | 입력 : 2026/04/23 [08:20]

▲ 조준행 법무법인 자우 변호사. 수원시 고문변호사     ©수원화성신문

 

문)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들 '갑'이 단독으로 상속을 받게 되었습니다. 형제자매가 없고 어머니도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시골에 농가주택 하나만을 남기셨습니다. 도시에 살던 '갑'은 아버지의 재정상태에 대하여 정확히 알지 못하였으나, 아버지가 워낙 조심스러운 분이시라 특별한 부채는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상속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6개월 후 아버지의 친구라는 분이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준 적이 있다며 갚으라고 하셨습니다. 계산을 해보니 빚이 상속재산을 훨씬 초과하였습니다. 이미 상속을 받아버린 '갑'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입니다. 누군가가 특별한정승인을 신청해보라고 합니다. 이 제도가 ‘갑’에게 도움이 될까요.

 

답)

상속이 개시되면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상속인이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피상속인의 부채가 재산을 초과하는 경우 상속인을 보호하기 위하여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제도를 두었습니다. 상속포기는 상속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고, 한정승인은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에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피상속인에게 막대한 빚이 있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상속을 받았다면, 상속인은 자신의 고유재산으로까지 그 빚을 갚아야 하는 예기치 못한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과거 민법은 상속인이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않으면, 상속 채무의 존재를 몰랐던 것에 과실이 없더라도 예외 없이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했습니다. 이는 상속인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비판이 있었고, 결국 특별한정승인 제도가 신설되었습니다. 그 결과 상속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을 한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정승인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여러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대한 과실’의 존부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이 언제인지입니다. ‘중대한 과실’이란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대한 입증책임은 상속인에게 있습니다. 법원은 중대한 과실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상속인의 나이, 직업, 피상속인과의 관계, 동거 여부, 상속 채무의 종류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그리고 특별한정승인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 여기서 ‘안 날’이란 단순히 채무의 존재를 아는 것을 넘어, 상속재산보다 상속채무가 더 많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특별한정승인 신고를 가정법원에서 수리하면, 상속인의 책임은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로 제한됩니다. 즉, 상속채권자는 더 이상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위 사안의 ‘갑’은 중대한 과실 없이 상속채무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보이므로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특별한정승인을 신청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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