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칭찬 인터뷰] 권선구보건소 건강관리과 유병설 건강증진팀장을 만나다

"후배 공직자와 동료들, 더 큰 무대에서 시너지 발휘하길 소망"

권선미기자 | 기사입력 2025/09/15 [07:42]

[릴레이 칭찬 인터뷰] 권선구보건소 건강관리과 유병설 건강증진팀장을 만나다

"후배 공직자와 동료들, 더 큰 무대에서 시너지 발휘하길 소망"

권선미기자 | 입력 : 2025/09/15 [07:42]

▲ 9월 9일 수원시청 1층 새빛민원실에서 유병설 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수원화성신문

 

수원 보건 행정의 개척자...유병설 팀장 이야기

수원시 최초 '장애인 방문 재활‘... 희망의 손길 되다

아동 담당의 제도, 전국 최초 공공 보건 혁신 이뤄

전자담배 박람회 저지... 하나의 행동이 사회를 바꾸다

시민들 혜택이 곧 나의 보상... 3년 연속 기관 표창 목표

 

 

"상을 받는다는 것은 곧 시민들이 그만큼의 혜택을 받았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올해와 내년에도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을 통해 여러 기관에서 표창을 받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9월 9일 수원시청 새빛민원실에서 만난 유병설 팀장(만 56세)은 이렇게 말했다. 대학에서 물리치료학을 전공한 유 팀장은 충남 홍성 태생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병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부모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회상했다. 부모님께서는 항상 남을 대접하고 돕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셨다. 유병설 팀장은 그러한 봉사 정신이 자신의 DNA에도 새겨진 것 같다고 했다. 병원이 개인을 치료하는 공간이라면, 보건소는 지역사회 전체의 공중 보건을 책임지는 곳이기에 그는 공공의 영역을 넓히고 싶어 공직에 지원했다.

 

1997년 7월 장안구보건소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한 유병설 팀장은 물리치료사로 채용되었지만, 보건소 물리치료실이 완공되기 전까지 민원실에서 근무했다. 서류 발급 업무를 보며 민원인들의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사수에게 업무를 배우며 공공 서비스의 기초를 다졌다.

 

이후 1998년 물리치료실이 문을 열면서 유 팀장은 보건소에서 홀로 물리치료사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그는 단순히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예방 교육에 힘썼다. 병원에서는 의사가 원인을 찾지만, 보건소에서는 직접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맞춤형 재활 계획을 세워야 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이 같은 헌신적인 노력은 입소문을 탔고, 물리치료실을 찾는 시민들이 점차 늘어났다.

 

유병설 팀장은 한때 자주 오시던 어르신이 한참 오시지 않아, 걱정이 되어 연락을 드렸더니 치료를 잘 해줘서 이제 안 아파서 안 간다고 하시던 말씀에 보람을 느꼈다고 웃어 보였다.

 

그의 숨은 노력 덕분에 현재는 수원시 4개 구 보건소 모두 물리치료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장애인 재활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유 팀장은 앞으로도 시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공공 보건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04년 8월 팔달구보건소, 2008년 권선구 보건소를 거치며 ‘공공 재활’의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특히 그는 장애인과 노인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유병설 팀장은 장안구보건소 근무 시절, 당시에는 전무했던 '방문 재활'을 직접 시작했다. 1998년부터 2000년에 걸쳐 뇌졸중이나 사지마비 환자 20여 명을 대상으로 방문 물리치료를 진행했다. 출장비도 받지 않고 자차를 이용하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한 인간이 사회 구성원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원동력이 되었다.

 

당시 보건소에서 장애인 재활 업무는 거의 없었던 시기였지만, 유 팀장은 스스로 공공 보건의 영역을 개척했다. 그는 다른 시군구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 수원시에서는 처음으로 장애인 방문 재활을 시작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현재 권선구보건소는 물론, 수원시 전체적으로 활성화된 방문 재활 서비스는 그의 이러한 노력이 뿌리가 되었다.

 

6급으로 승진한 뒤, 유병설 팀장은 단순 치료를 넘어 공공 보건 사업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리더로 성장했다. 권선구보건소에서 물리치료실과 한방실을 총괄하며 한의사와 간호사들을 관리했고,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금연 클리닉과 흡연 예방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의 공직 생활 중 가장 큰 보람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아동 담당의 제도’를 기획하고 설계한 일이다. 2015년부터 준비한 이 제도는 전국 최초로시행된 혁신적인 사업이었다.

 

유 팀장은 저소득층 및 취약 계층 초등학생(1~6학년)을 대상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담당 기관을 통해 상담 및 예방 교육, 치료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 당시 새로운 사회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의 허가를 받는 등 여러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는 이 제도가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필수적이라 생각했다.

 

유병설 팀장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커서 성장할 때까지 돕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노인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아동 청소년기부터 예방적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노력으로 설계된 '아동 담당의 제도'는 현재까지 4,6000여 명의 아동에게 혜택을 제공하며 성공적인 공공 보건 모델로 자리 잡았다.

 

2021년 1월, 유 팀장은 팔달구보건소 보건행정과 감염병대응팀장으로 발령받아 코로나19 팬데믹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 이미 2020년 2월수원시 첫 확진자 발생 당시부터 비상대책본부에서 4일에 한 번씩 밤을 새우며 감염병과 싸워왔지만, 본격적으로 팀을 이끌며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유병설 팀장은 직원들이 정말 고생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모두가 힘든 상황이었지만, 함께 밤을 새우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싹튼 동료애는 그 어떤 바이러스도 이길 수있는 강한 힘이었다. 그는 "서로에게 따뜻한 전우애를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사회 분위기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코로나 전후로 사람들의 인간미가 사라진 것 같다며 마치 바이러스에게 인간이 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유 팀장은 2023년 1월 장안구보건소 치매관리팀장을 거쳐, 같은 해 7월 24일 권선구보건소 건강관리과 건강증진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그는 팀원 17명과 함께 지역사회 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 지난해 12월, 2024 경기도 금연사업 성과대회에서 권선구보건소가 경기도 기관상을 수상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유병설 팀장  © 수원화성신문

 

 

건강증진팀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지역사회 금연 지원 서비스다. 단순히 금연 클리닉을 운영하는 것을 넘어, 흡연 예방과 금연구역 관리 등 폭넓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수원에서 개최될 뻔한 전자담배 박람회를 저지한 일은 그의 큰 성과 중 하나다. 유병설 팀장은 전자담배가 청소년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박람회 개최 저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는 경기도지사 기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권선경찰서, 수원교육청과 협력하여 청소년을 위한 유해환경개선사업을 시작했다. 담배, 술, 도박, 성폭력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며 청소년들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건강 습관을 키워야 한다는 유 팀장은 금연 교육의 대상을 중고등학생을 넘어 유아까지확대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제공한 이동 버스를 활용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찾아가는 건강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업무로는 지역사회통합건강증진사업(신체활동, 영양, 구강, 한방)을 총괄하고 있다. 직장인들은 낮 시간에 보건소에 올 수 없다. 그런 점들을 고려해 시민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현장 중심의 보건 행정’을 펼치고 있다.

 

특히 유 팀장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신체활동 프로그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히 걷는 행위보다 ‘바르게 걷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난해에는 빛누리아트홀 및 3개 공원에서 올바르게 걷기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주민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건강증진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 외에도 유병설 팀장은 시민들의 건강증진 활동은 물론,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다양한 의료비 지원 사업도 총괄하고 있다. 그는 '국가 암 의료비 및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 사업'을 총괄하며,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시민들이 판정 후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국가 암 검진사업'을 통해 5대 주요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완치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 팀장은 많은 시민들이 국가에서 지원하는 암 검진 혜택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시민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혜택을 놓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외에도 그는 지역사회 주민들의 건강 데이터를 파악하는 '지역사회 건강조사 사업' 및 한방 및 물리치료사로서의 경험을 살려 '한방 및 물리치료실 운영 관리'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요 성과에 대해 묻자, 유 팀장은 ‘전자담배 박람회 개최 저지'를 꼽았다. 그는 지난해 수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전자담배 박람회가 수십만 명의 잠재적 흡연자를 양산하고, 인플루언서와 유튜브를 통해 그 영향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 이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박람회 개최를 막아냈고, 이는 수많은 청소년이 호기심에 흡연을 시작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를 낳았다.

 

성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6년 ‘아동 담당의 제도’를 설계해 취약계층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재작년에는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플로깅 행사를 기획했다.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건소, 건강보험공단, 경기도청 등과 시민이 함께하며 환경을 깨끗이 하는 민관 합동으로 행사가 치러졌다는 것이 의미가 있었다.

 

현재 유 팀장은 청소년 유해환경 개선을 위해 관내 8개 기관·단체와 협력하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등굣길 캠페인을 통해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알리는 등 청소년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유병설 팀장은 민・관이 함께 힘을 모으면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공직 생활 중 가장 큰 보람으로 유 팀장은 2016년권선구 선일초등학교의 15년 묵은 집단 민원 해결을 꼽았다. 당시 법적으로 학교 정문으로부터 50m가 금연구역이었지만, 흡연자들은 등하굣길의 다른 구역에서 흡연을 해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되고 있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고, 충분한 토론을 거쳐 학교 주변을 넘어 '등하굣길 전체'를 금연거리로 만들었다. 이는 경기도 최초의 사례로, 장기적인 민원을 해결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중요한 성과였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수원시로부터 성과 시상을 받기도 했다.

 

물론 속상할 때도 있었다. 특히 유 팀장의 열정적인 시도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때로는 그를 힘들게 했다. 옳은 길이라고 생각하며 열정적으로 일해도, '안 해도 되는 힘든 일을 왜 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을 때마다 가장 속상했다고 털어놓았다. 유병설 팀장은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넘어,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새로운 사업들을 끊임없이 추진해왔다. 하지만 모두가 그의 시도를 이해해 주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시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옳은 일을 한다고 믿으며 이겨냈다.

 

유 팀장은 지난 공직 생활을 돌아보며, 공무원으로서 느끼는 직업적 고충과 앞으로의 바람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가장 큰 고충은 바로 ‘승진의 기회’였다. 공무원 조직 특성상, 성과와 능력만큼 승진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현실은 그를 때때로 지치게 했다. 하지만 그는 후배들이나 보건소 인력들이 더 넓은 곳에서 일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동료와 후배들을 생각했다. 또한 자신이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배들이 더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를 묻자, 유 팀장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항상 고민한다"라며, 그에 대한 해답으로 '3년 연속 기관 표창'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에 전자담배 박람회 저지로 경기도지사 기관상을 받았고, 재작년에는 플로깅 행사로2년 연속 경기도지사 기관상을 받았다.

 

유병설 팀장에게 상은 단순히 개인의 영광이 아니다. 그는 "상을 받는다는 것은 곧 시민들이 그만큼의 혜택을 받았다는 증거"라며, 올해와 내년에도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을 통해 보건복지부 등 여러 기관에서 표창을 받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집대성해 마지막 열정을 쏟아붓고 싶다며, 은퇴 후에도 수원시민을 위한 건강 지킴이로서 봉사하겠다는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다음 릴레이 칭찬 인터뷰는 권선구보건소 건강관리과 유병설 건강증진팀장의 추천을 받아 수원시청 도시정책실 토지정보과 임경빈 토지정책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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