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칭찬 인터뷰] 수원시청 시민복지국 복지정책과 안희애 의료급여팀장을 만나다30년 복지 현장 지킨 베테랑…남은 공직 생활 동안 사회환원 위한 역량 갖출 터
의료급여팀 업무...대상에 따른 의료급여 책정과 지급 및 관리 보호는 응급이 해소되면 자립과 자활 목적을 세우는 게 바람직해 가장 평범한 것이 잘 하는 것, 퇴직 후 어려운 이들 위한 무료봉사하고파 우리나라 최초 초경 바우처 사업 추진...수원시가 최초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기반 마련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갖고 있는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며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자 합니다. 그렇게 조용히 사회에 녹아들고 싶습니다.”
지난 4월 25일 수원시청 새빛민원실에서 만난 안희애 팀장(만 54세)은 이렇게 말했다. 경기도 화성 송산면에서 4남매 장녀로 태어난 안 팀장은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이 추천해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다. 당시 사회복지를 전공하면 공무원이 가장 좋은 취업 자리였다. 그래서 그는 1994년 강화군청에서 아동복지지도원으로 공직생활 첫걸음을 시작했다.
2000년도 사회복지직이 통합(사회복지전문요원, 부녀상담원, 아동복지지도원)되기 전에는 아동복지지도원이라는 이름으로 근무를 시작했었다. 이후 법 개정과 함께 업무 영역도 자활과 자립 중심으로 확장되었다. 안희애 팀장은 1997년 수원 장안구 사회복지과에서아동복지지도원으로 근무하며 어린이집 허가 및 육성, 소년가정(현 가정위탁)지원 등을 담당했었다.
안희애 팀장은 IMF 당시 2년 동안 수원시 3곳의 아동복지시설(보육원)이 다 찰 정도로 아이를 버리고 가는 부모들이 많았다며 안 팀장과 동료들은 이기적인 부모들에 의해 아이가 받을 상처를 최소화하는 게 임무였다며 씁쓸해했다.
이어 동에서 몇 년, 시청 여성정책과에서 5년 근무 후 다시 동과 구를 거쳐 2023년 1월에 시청 의료급여팀으로 오게 되었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크게 본인이 보험료를 납부하는 국민건강보험과 본인 보험료 없이 국가가 의료비를 부담하는 의료급여로 나뉜다. 의료급여팀에서는 기초생활보호대상과 국가유공자, 북한이탈주민, 의사상자 등 다양한 시민이 의료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책정하고 진료비 및 현금 지원을 지급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급여관리라면 의료급여팀은 수원시 의료급여 대상에게 다양한 급여 업무를 관리하는 곳이다. 의료급여팀은 수원시 18,000명의 의료급여 대상을 관리하기 위해 안희애 팀장 포함 사회복지사 4명과 실무 경험이 있는 의료급여관리사(간호사) 6명으로 총 10명이 팀을 이루어 가정방문, 신규자 교육, 병원 이용 이력 확인 등을 매일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또 의료급여에는 일반 보험에서 없는 제제들이 있는데, 의료급여팀에서는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이 잘못 사용되지 않게끔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안 팀장은 의료급여팀이 지자체마다 다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수원시에 의료급여팀이 있고, 경험이 풍부한 간호사들도 함께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30년 가까이 복지현장을 지켜온 베테랑인 안희애 팀장에게 주요 성과를 묻자, 안 팀장은 여러 업무가 있었지만,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세 가지를 언급했다. 첫째, 화서1동 어린이집 짓기였다. 1년 이상 담당자가 공석이었던 관계로 부지부터 매입해 3년간 힘들게 지었다. 그는 내 아이를 맡긴다는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정원과 현장학습장이 있는 어린이집을 꿈꾸며 지었는데 그 부지중 일부는 현재 화서1동 행정복지센터가 되었다.
둘째, 시청 여성정책과에 있을 때, 청소년 대상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도입의 초석이 된 우리나라 최초로 초경 바우처 사업을 추진했다. 수원시가 최초여서 더 의미 있는 사업이었다. 당시 중1 딸이 있던 안희애 팀장은 더욱 절실히 청소년에게 필요한 사업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수원시의사회 도움을 받아 수원 산부인과 전문의가 학교에 다니면서 강의를 했다. 또 제약회사와 협력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지원받아 예방접종을 무료로 실시했다.안 팀장은 자궁경부암이 우리나라 여성 3명 중 1명이라는 통계를 보고 우리가 부담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많으면 안 된다는 신념으로 이러한 사업 실무 추진을 바탕으로 바우처 형식의 지원보다는 암 예방 측면을 강조해 복지부에 제안했다. 그 이후 질병관리청에서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셋째, 행려환자 일제 정비였다. 그가 의료급여팀에 와서 보니 35년간 병원에 머무르고 있던 무명씨들이 있었다. 보통 입원환자는 한 달에 한 번씩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그 사람의 계속 입원 여부를 평가한다. 행려환자는 평가원과 의료급여팀에서 확인한다. 그래서 안희애 팀장은 2023년 가을 무명씨가 있던 병원을 방문했다. 행려환자란 응급치료가 목적인 무연고 환자로 응급치료가 해소되면 모든 사회복지가 그러하듯 자립과 자활을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말소된 사람은 말소를 살리면 되지만 무명씨는 대한국민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안 팀장은 주민등록을 위해 창설 허가와 가족관계등록 등 판결을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그가 처음 이 작업을 시작했을 때 13명이었던 행려환자가 현재는 5명이다. 안희애 팀장은 구체적 계획을 세워 주민번호가 있는 사람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주민번호가 없는 사람 5명은 대한국민으로 만들기 위한 법원을 통해 신분을 창설하고 있는 중이다.
일하며 느꼈던 보람에 대해 안희애 팀장은 수원 파장동에 발령받았을 때를 회상했다. 소년가장 세 남매가 최근 사망한 아빠, 실종된 엄마와 무책임한 소년가장 지인이라는 사람 때문에 방치되어 있었다. 아이들 집이 1층인데 정작 1층엔 지인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고 아이들은 지하에 살게 했다. 안희애 팀장은 아이들이 정서적 학대를 당하며 불안해 떠는 눈빛을 보고는 정의감에 밤새우며 아이들의 친척을 찾아 설득했고, 결국 이모가 후견인이 되어 아이들을 데려갔다. 나중에 이모가 와서 아이들이 잘 크고 있고, 워낙 똑똑해서 전교 1등도 했다는 말을 했을 때 안 팀장은 그동안 힘들 때도 있었지만 진짜 잘한 일이었다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그렇지만 모든 사례가 다 잘 풀리는 것은 아니었다. 안희애 팀장이 아동학대 등의 이유로 원가정과 아이를 분리했으나 다시 원가정으로 돌아가 같은 생활을 반복하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무척 속상했었다. 그는 30년 공직 생활을 하면서 2가정 정도를 분리했었는데 아이가 가정에서 분리되고 한 말이 ‘지금 천국에 있는 것 같다. 아빠가 있는 지옥으로 가기 싫다.’였다며 가슴 아파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부모가 모두 돌아가셔서 한 아이를 조부모가 맡게 되었는데, 아이의 안타까운 사연에 많은 이들이 물질적으로 돕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게 독이 돼 조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금전적 욕심만 냈다. 그 결과 과거 눈빛이 초롱초롱했던 아이가 멍한 모습으로 경찰서 초소에 있는 모습을 보고 안 팀장은 망연자실했다.
직업적인 고충을 묻자 안 팀장은 아이들을 위해 개입을 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잘못된 일이지만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할 때 공무원들도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어 상처를 받기도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사명감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며 가정 분리나 후견인 지정의 경우 충분한 상담의 기회와 의견을 제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개별 업무가 많고, 충분한 개입을 하고자 해도 시간 부족, 책임 소지 문제, 법과 제도의 한계 등 사회적인 문제도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안희애 팀장은 지금까지 그랬듯 4년여 남은 공직생활 동안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안 팀장은 딸에게 엄마가 하는 이 일이 정말 좋고 보람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매일 최선을 다하고, 최소한 여기까지는 해야 한다는 자신만의 경계선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모든 일은 내일처럼’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잘하는 것이라는 철학을 가슴에 품고 앞으로 조용히 이 사회에 녹아들어 어려운 이들을 위한 무료 봉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다음 릴레이 칭찬 인터뷰는 수원시청 시민복지국 복지정책과 안희애 의료급여팀장의 추천을 받아 수원시청 경제정책국 기업지원과 조현숙 기업지원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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