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릴레이 인터뷰] 수원시청 상수도사업소 맑은물생산과 김호순 수질검사팀장을 만나다“수돗물에 대한 오해·편견 아쉬워...'마셔도 되는 물'이라는 인식 변화 바라”
수원시 1호 환경연구사...맑은물생산과에서 33년째 외길 인생 2016년 준공된 수질검사소...타시도와 견줘 나무랄 곳 없이 잘 만들어져 수질검사팀 업무...상수원수와 정수 수질 검사, 먹는물수질검사기관 운영, 광교저수지 녹조저감사업 등 2020년 녹조저감사업 맡아...사업 5차 연도인 올해, 역대급 깨끗한 광교저수지 만들어 연구사에서 연구관으로...후배들의 진급할 기회 마련되길 소망
“저는 33년 동안 진급 심사를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입사 때부터 지금까지 ‘연구사’입니다. 앞으로 현실에 맞는 진급 체계 개선으로 우리 후배 연구사들은 ‘연구관’으로 나아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꿈을 펼칠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지난 19일 수원시 상수도사업소 수질검사팀 사무실에서 만난 김호순 팀장(만 57세)은 이렇게 말했다. 서강대학교에서 화학과,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대학원에서 환경공학과를 전공한 김 팀장은 서울 태생이다. 김호순 팀장은 처음엔 외국에서 정밀 분석기기를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회사에 다녔다고 했다. 일 자체는 트렌디하고 아주 재미있었지만, 업무강도가 너무 높아 사생활은 거의 없다시피 회사에 올인해야 하는 분위기라 그만두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그 당시 지금까지도 역대급 수질 오염 사고로 알려진 대구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이 터졌다. 그래서 모든 정수장의 수질관리 인원과 시설을 보강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기기 판매를 위해 항상 뉴스 모니터링을 하고 있던 나는 이직을 위한 기회라 생각해 1991년 수원시 1호 환경연구사로 입사했다.”라고 공직 생활을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김호순 팀장은 수원시에 근무하는 특이한 이력의 몇몇 중 하나다. 환경연구직 환경연구사로 1991년도에 입사해 2024년까지 오직 수원시 상수도사업소 맑은물생산과에서만 33년을 근무했다. 김 팀장은 “내가 맡은 수질관리 업무는 1991년도를 시작으로 발전과 확장이 거듭된 업무다. 30여 년 근무했지만, 매번 새롭고, 매번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김호순 팀장은 자신이 맡은 분야의 장인, 즉 한 우물을 판 전문가다 보니 전국의 연구소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었다. 김 팀장은 2016년에 준공된 상수도사업소 수질검사소에 대해 타 지자체와 견주어도 나무랄 것 없이 잘 만들어진 곳이라 말했다.
수질검사팀은 김호순 팀장과 정규직 직원 7명 포함 총 9명이 근무하고 있다. 수질검사팀의 업무는 다양하지만, 주요 업무를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김 팀장은 “첫째, 정수장 운영 시 상수원수와 정수에 대한 수질 검사를 하고 있다. 원수는 팔당, 광교, 파장 3개소이고, 이 원수를 정수하는 곳 또한 광교 1, 2, 파장 3개소이다. 이렇게 정수된 물은 12개소의 배수지에서 가정의 수도꼭지로 안전하게 공급되는데, 이때 수질검사팀은 법정 항목, 법정 감시 항목, 자체검사 항목을 바탕으로, 주기적으로 수질검사를 한다.”라고 상세히 설명했다. 둘째, 먹는물수질검사기관 운영으로 정수장 원·정수 및 수처리 공정개선 수질검사(법정 검사), 외부 수탁 시료 수질검사(수돗물, 지하수, 비상 급수, 약수터, 저수조)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일반인도 수수료를 내면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먹는물수질검사기관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지정받아 2003년부터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광교저수지 녹조저감사업을 들 수 있다. 김호순 팀장은 “광교저수지는 상수원보호구역이다. 그런데 고인 물은 썩는 법이다. 당연히 저수지니까 녹조가 생긴다. 예전에는 광교저수지에 녹조가 많이 생겼다. 그래서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했다. 혹자들은 녹조는 답이 없다고 했지만, 예산과 시간이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 도전하게 되었다.”라고 2020년 광교저수지 녹조관리업무 사업을 맡게 된 계기를 밝혔다.
33년 공직 생활 동안 주요 성과를 묻자, 김 팀장은 “2020년 광교저수지 녹조관리업무 1차 연도를 시작으로 올해 5차 연도다. 올해는 더위로 모든 상수원이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광교저수지는 역대급으로 아주 깨끗하다. 2020년도부터 녹조저감사업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녹조는 해결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 예산 조성의 어려움 등 힘든 과정이 있었지만, 결국 이루어냈다.”라며 전문가 그룹도 해내지 못한 문제를 수원시 수질검사팀에서 해내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수질 문제 발생 시 언제나 해결사 역할을 하는 전국 최고 수준의 먹는물수질검사 능력 또한 큰 자랑거리라 할 수 있는데, 2011년 팔당 취미물질 발생 시 이미 분석 가능으로 수원시 기기구성으로 법제화가 되었다고 말했다. 김호순 팀장은 “2022년 수원과 다른 지자체에서 동시에 유충 사고가 발생했는데, 수원시는 유충 발생 원인 및 상황에 대한 인지를 바로 해 즉각적 대응으로 피해가 없도록 조치했다.”라고 했다. 당시 환경부 장관이 수원시를 방문해 유충 대응 회의를 진행했는데, 그 회의 주재와 현장 안내를 김 팀장이 맡았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무엇보다 회의 후 환경부에서 연락이 와 ‘지방직이라 대응이 미흡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수원시가 이렇게 수준이 높아 놀랐다’며 말을 해 감동했다.”라고 말했다.
오랜 공직 생활 동안 보람을 느낄 때도 많았다. 김호순 팀장은 “어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 문제를 잘 해결해 냈고, 잘했다는 인정도 받았다. 대부분의 과장님과 국장님들이 노고를 인정해 주셔서 보람이 있었다.”라고 했다.
물론 속상할 때도 왕왕 있었다. 김 팀장은 “나는 입사 때부터 지금까지 연구사다. 한 번도 진급 대상이 되어본 적이 없다. 주변인들이 나보고 ‘헛똑똑이’라고 부른다. 일만 하고 보상은 받지 못한다고 우스갯소리로 붙인 별명이다.”라고 말했다. 김호순 팀장은 “물론 내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즐겁게 일하고 있지만, 입사 시 지방 시군에 처음 도입된 직렬이다 보니, 수원시는 연구조직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데, 연구기관에 적용할 진급 체계를 법제화해 놓았다. 이젠 지방 기초지자체도 업무가 전문화되었고, 그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면 현실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나야 어차피 33년째 연구사를 하고 있지만 지금 입사하는 신입 연구사들, 우리 후배들은 더 이상 ‘음지에서 일한다’, ‘묵묵하게 일한다’는 말만 듣는 것이 아니라 연구관으로 진급할 기회가 마련되길 선배로서 간절히 바란다.”라고 전했다.
직업적인 고충이 있는지 묻자, 김호순 팀장은 “일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게 많다. 지금까지 오신 과장님과 소장님들께서 나를 많이 믿어 주셨다. 스트레스를 주거나 무리한 지시를 하신 분들도 없었다. 그러나 그것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되고 나를 더 채찍질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에 대해 “처음에 아주 힘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하다 보면 재밌어하는 후배들도 많다. 살아있는 데이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런 것들이 가지는 의미를 말하다 보면 일이 즐겁고, 재밌어질 것이다. 함께 힘을 내자.”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김호순 팀장은 “한국의 상수도 수질관리는 90년대부터 제대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 교육도 많이 해 줬다. 비록 진급한 것도 아니고, 후배들에게 능력이 부족한 팀장으로서 해 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지만 30여 년간 상수도의 위기와 발전, 그 중심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상하수도협회’에 상수도 공무원 교육원이 있는데, 올해부터 거기에서 ‘수질관리 분야’ 강사를 하고 있다며, 늘 강사 평가가 좋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퇴직이 얼마 남지않았는데, 그동안 해 왔던 업무를 정리해 자료집을 만들어 보고 싶다. 수많은 사건과 사고를 겪으며 얻게 된 현장의 생생한 데이터들로 자료집을 만들어 놓으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수도업에 종사하고 있는 입장에서 안타깝긴 하지만, 수돗물에 대한 오해가 없으면 좋겠다. 수돗물은 마셔도 되는 물이라는 인식 변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120만 수원 시민의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책임지고 있는 수질검사팀의 김호순 팀장과 팀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깨끗한 수돗물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다 하더라도, 안전한 상수도 공급을 위해 엄격한 수질기준을 거쳐 검사하고 측정하는 이들의 노고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음 칭찬 릴레이 인터뷰는 수원시청 상수도사업소 맑은물생산과 김호순 수질검사팀장의 추천을 받아 장안구보건소 건강관리과 유찬희 치매관리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 <저작권자 ⓒ 수원화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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