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표 칼럼] 르완다 대통령 선거의 날

권혁표 | 기사입력 2024/07/17 [15:07]

[권혁표 칼럼] 르완다 대통령 선거의 날

권혁표 | 입력 : 2024/07/17 [15:07]

▲ 권혁표 르완다연합대학교 부총장     ©수원화성신문

 

2024년 7월15일~16일 이틀 연속 르완다의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상원, 하원) 선거가 진행된 역사적인 날이다. 역대 선거 중 처음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선거가 동시에 진행되었다. 2003년 새롭게 제정된 헌법은 대통령 임기 7년, 국회의원 임기 5년으로 최초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선거가 진행되었다. 대통령 선거는 2003년 실시한 후 7년 주기인 2010년, 2017년, 2024년에 치루게 된 것이다. 그러나 2024년부터 대통령 임기도 5년으로 제정되었다. 국회의원 선거는 2003년 선거이후 5년 주기로 2008년, 2013년, 2018년에 진행되었으나 2023년에는 펜더믹 등 국가적인 상황 변동에 따라 2024년 대통령 선거와 함께 진행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2일간 투표가 실시된 첫째날 7월15일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가 진행되고 둘째날 7월16일에는 국회의원(하원)중 특별 배정되는 여성대표, 청년대표, 장애인대표 선거가 이루어졌다.

 

이번 선거에는 현 대통령인 폴 카가메(Paul Kagame)가 2000년부터 수행해 온 대통령직을 계속 이어갈지, 아니면 새로운 리더가 등장할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선거이다. 또한, 국회의원은 르완다의 독특한 선거 시스템과 다양한 대표성을 보장하는 제도를 통해 새로운 인물을 선출하게 된다. 이러한 선거 전반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여 르완다 선거의 역사적 배경, 선거제도, 주요 후보자들의 공약, 선거운동의 열기와 전망, 국회의원 선거의 특이사항 등을 알아보도록 한다.

 

대통령 선거의 역사적 배경

르완다의 현대 정치사는 1994년 투치족을 대상으로 발생된 백만 명 대량학살 사건인 제노사이드 이후 국가재건, 화해, 통합 과정부터 시작된다. 1994년, 폴 카가메가 이끄는 르완다애국전선(RPF)이 제노사이드를 종식시키고 정권을 잡았다. 이에 폴카가메는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내고 국가재건을 위해 중립적인 인물로 평가되는 파스퇴르 비지뭉구를 전환기의 대통령으로 세웠다. 당시 폴카가메는 부통령직과 국방장관직을 수행하며 실질적인 권력자로서 역할을 해왔다.

 

1994년부터 대통령직을 수행해오던 파스퇴르 비지뭉구는 부패혐의와 폴카가메와의 갈등으로 2000년 3월 대통령직을 사임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당시 부통령이었던 폴카가메는 국회를 통해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2000년 4월 대통령으로 취임하여 그 직을 수행하게 되었다. 1994년 제노사이드 발생 이전에는 후투족이 집권하고 통치해 온 2명의 대통령이 있었다. 르완다는 벨기에 46년간의 식민지에서 1962년 독립하면서 초대 대통령으로 그레고리 카이반다가 1973년까지 11년간 통치하였다. 그러나 1973년 군사 쿠테타가 발생되어 쥐베날 하비아리마나가 정권을 잡고 두 번째 대통령이 되어 20년간 1994년 제노사이드 발생이전까지 이어져 왔다.

 

폴 카가메는 2000년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2003년에 제노사이드 이후 실시되는 첫 번째 대통령 직접선거에 출마하여 95%가 넘는 높은 지지율로 당선되었다. 7년후 시행된 2010년에는 93%의 득표율로 연임이 되었으며, 2017년 대선에서 98.8%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되어 세 번째 임기를 연장하게 되었다.

 

폴 카가메는 경제 발전, 사회 안정, 여성 권리 증진, 청년 및 장애인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르완다를 아프리카의 성공적인 모델로 이끌어 가며 자리매김을 하는 강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그의 리더십은 국내외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그의 장기 집권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국회의원 선거제도

르완다 국회는 상원, 하원으로 구성되어 운영된다. 상원은 26석으로 다양한 사회적 그룹의 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해 여러 방식으로 선출된다. 지방정부에서 선출되는 12명, 대통령이 임명하는 8명, 학계 대표 4명, 정당대표 1명, 청년단체 대표 1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여성비율은 30%이상의 조건을 충족하여야한다. 상원의원은 9월16일과 17일 양일간에 거쳐 선출이 진행될 예정이다.

 

하원은 총 80석으로 구성되며, 다양한 방식으로 선출된다. 특히, 여성, 청년, 장애인 대표를 위한 특별배정 의석이 포함되어 있어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반영하고 있다. 하원 의원 중 53명은 국민들이 정당에 대한 투표를 하고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 배분 방식으로 하며 우리나라의 비례대표제식으로 선출된다. 24석은 여성특별배정(30%)하여 지방의회와 여성단체에 의해 선출되며, 청년대표 2석, 장애인대표 1석으로 배정되어 선출된다. 이는 특히 여성에 대한 성 평등을 증진하고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함과 청년, 장애인의 목소리를 국회에 반영하기 위해 이와 같이 특별할당제로 선출하고 있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정책에 따라 지난 하원의원선거에서 여성 하원의원 비중이 2003년 48.75%(39석), 2008년 56.25%(45석), 2013년 63.75%(51석), 2018년 61.25%(49석)으로 우리나라와 달리 많은 여성들이 참여하고 있다.

 

▲ 르완다 선거 현장 사진     ©수원화성신문

 

2024년 대통령선거 입후보자

르완다는 정치적 다양성을 위해 다당제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정당으로는 5개 정당인 르완다 애국전선(Rwandan Patriotic Front, RPF), 르완다 민주녹색당(Democratic Green Party of Rwanda, DGPR), 사회민주당(Social Democratic Party, PSD), 자유당(Liberal Party, PL), 진보국민당(Party for Progress and Concord, PPC)이 있다. 집권당은 르완다 애국전선(RPF)으로 직접투표로 선출된 하원 53석중 40석(75%)을 차지하고 있고, 사회당 5석, 자유당, 4석, 민주녹색당 2석, 진보국민당 2석으로 되어있다.

 

이번 대통령선거에는 5개 정당중 2개정당 애국전선(RPF), 녹색당(DGPR)에서 후보를 세웠으며 무소속에서 1명이 입후보하였다.

 

현직 대통령 폴 카가메(Paul Kagame)는 네 번째 임기를 위해 출마했다. 함께 출마한 입후보자로는 녹색당의 프랭크 하비네자(Frank Habineza), 무소속의 필리프 음파이나마(Philippe Mpayimana)이다. 녹색당과 무소속 입후보자는 지난 2017년에도 입후보하였으나 당시 폴 카가메는 98.8% 득표율을 보인 반면, 프랭크 하비네자 0.48%, 필리프 음파이나마 0.73%의 저조한 득표율을 보여주었으며 이번 2024년 선거에 재 입후보하였다.

 

폴 카가메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통한 중소득국가로 발전, 기술혁신과 디지털 경제발전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아프리카 기술 중심국가 도약, 교육 보건 분야 질적 향상을 통한 국민 생활수준 향상, 국내 안보강화 및 지역 평화 유지를 선거공약으로 하고 있다.

 

프랭크 하비네자는 환경보호정책 강화,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농업기술 도입, 인권보호와 민주적 절차강화, 사회복지시스템강화를 공약으로 하고 있다.

 

필리프 음파이마나는 경제적 불평등해소, 중소기업지원, 사회적 불평등 해소, 교육시스템 개혁, 공공 보건시스템 강화를 주창하고 있다.

 

이러한 선거공약으로 각 후보자가 유세활동을 하고 있었으나. 폴카가메 이외 두후보자의 선거 유세활동은 거의 매스콤에 노출빈도도 적고 그 활동이 저조했다. 반면 폴카가메는 각 지역 주요 대도시와 수도인 키갈리에서 대규모 인파로 유세장의 열기는 대단하다. 대형 유세장에 참여한 수많은 르완다인들은 폴카가메 모습에 열광하고 환호하며 전통춤을 추고 노래하는 그 광경이 인상적이다. 르완다인들 뼈 속 깊은 아픔과 슬픔이 서린 제노사이드를 종식시키고 국가재건과 용서와 화합을 통한 국민통합에 앞장서며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에 대한 그 뜨거운 가슴에 감동하게 된다.

 

르완다 차기 지도자

아프리카에서 경제, 과학기술, 치안, 안보 등에서 앞장서서 가장 선도적인 국가로 발돋움하고 있는 르완다. 지난 6월 4일~5일 이틀간 한국에서 개최된 아프리카정상회의에 현 르완다 지도자 폴카가메 대통령도 참여하였다. 폴카가메는 연세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도 받으며 한국의 많은 언론의 관심과 주목으로 한국인들에게 알려진 아프리카 지도자이다.

 

양일간의 선거를 통해 르완다를 다시 이끌어갈 지도자가 선거결과에 따라 곧 발표가 된다. 지난 3차에 거쳐 치루어진 대통령선거의 득표율과 유세장에 나타난 르완다 국민들의 열기에 따르면 이번에도 지난번 득표율 이상으로 재선될 것을 의심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선출되는 대통령과 새로운 국회의원(상원, 하원)은 르완다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국가 발전과 국민의 안녕을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다.

 

선거결과 발표는 잠정결과로 7월20일에 발표하고 이후 선거결과에 이의제기가 있으면 모두 처리한 후 7월27일에 최종결과를 발표하면서 모든 선거일정을 마치게 된다. 다툼 없는 정치, 품격과 인격 있는 정치, 국민의 안녕을 위한 정치, 그리고 용서와 화해로 국민 통합을 이루어가고 있는 아프리카 르완다 정치에 응원을 보낸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