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신 음악칼럼] 클레멘티와 모차르트의 피아노 콩쿠르

김명신 | 기사입력 2024/05/22 [15:29]

[김명신 음악칼럼] 클레멘티와 모차르트의 피아노 콩쿠르

김명신 | 입력 : 2024/05/22 [15:29]

▲ 김명신 수원시음악협회 회장  ©수원화성신문

 

무치오 클레멘티(Muzio Clementi, 1752–1832)는 이탈리아 태생으로 영국에서 지휘자 · 피아니스트 · 교사로 활약하였고, 음악출판업, 피아노 제조업과 함께 작곡도 하였다. 피아노 연주의 천재로 인정을 받고 영국으로 건너가 1780년까지 런던에서 피아노 연주 생활과 교사 생활을 하는 한편, 이탈리아오페라의 지휘자로도 활약하다가 1802년에는 제자 존 필드(J. Field, 1782-1837, 아일랜드, 그가 작곡한 녹턴은 쇼팽에게 많은 영향을 줌)와 함께 러시아를 방문하고 열광적인 환영을 받기도 하였다. 그는 교향곡과 실내악곡도 작곡했으나,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현재 피아노소나타 64곡이 남아 있는데 균형감, 간결하고 조화된 표현법, 순수하고 엄격한 형식 등을 엿볼 수 있다. 루드비히 반 베토벤(L.v.Beethoven, 1770-1827, 독)은 클레멘티의 피아노소나타를 좋아하였으며, 그로부터 간결하고 정확한 형식과 새로운 정신 등 배운 점이 많았다고 한다. 그의 문하생으로 존 필드 외에 모셸레스, 마이어베어, 크라머 등 우수한 음악가가 나왔다.

 

클레멘티가 오스트리아에서 연주 여행을 하던 중이었을 당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 A. Mozart, 1756-1791)도 이미 유럽 전역에서 천재로 인정받고 있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다. 그들이 비엔나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1781년 12월 24일, 오스트리아 황제 요제프 2세는 크리스마스 이브닝파티에 두 음악가를 자신의 궁전으로 초청하여 피아노 대결을 주선했다. 이 콩쿠르는 공적인 경쟁보다는 황제를 위한 오락적인 성격이 강했다. 콩쿠르 형식은 조반니 파이지엘로(Giovanni Paisiello, 1740-1816, 이탈리아,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함)의 몇몇 피아노소나타를 초견으로 연주하여 그 능력을 겨루어야 했다. 그리고 주어진 멜로디를 주제로 하여 즉흥적인 연주를 펼쳐야 했으며, 자신이 작곡한 곡도 선보여야 했다. 모차르트가 상대방에 내린 평가는 “클레멘티가 오른손으로 무엇을 연주했을 때는 좋았다. 그의 장점은 3도 패시지였다. 하지만 그의 연주는 테이스트-taste(맛, 영혼, 감정, 취향)란 하나도 없고 손가락만 잘 돌아가는 테크닉-technic(기교적)만 뽐낼 뿐이다.”라고 하였다. 반면에, 클레멘티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존경했으며, 이후에도 그는 모차르트의 작품을 높이 평가하며 그의 스타일을 모방하려고 노력했다.

 

이 콩쿠르의 결과는 공식적으로 판정되지 않았으나 두 연주자의 뛰어난 실력을 모두 인정받는 단순한 대결 이상의 의미를 지녔으며, 당시 피아노 음악의 발전과 연주 기법의 변화를 반영하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클레멘티는 이후 피아노 교육과 연주법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그의 작품은 후대 피아니스트들에게 중요한 학습 자료가 되었다. 모차르트는 계속해서 그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발전시키며, 클래식 음악의 정점을 이루게 되었다.

 

클레멘티와 모차르트의 콩쿠르는 오늘날의 음악 경연대회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의미는 현재에도 유효한데, 음악적 기술과 예술성의 경쟁, 창의성과 즉흥 연주의 중요성, 교육과 발전, 명성의 획득과 경력의 발판, 그리고 역사와 전통의 계승이라는 측면에서 요즘 시대의 콩쿠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러한 콩쿠르는 현대의 지나친 경쟁사회에서 ‘콩쿨 지상주의’라는 부정적인 면도 있겠지만, 음악가들에게는 경쟁을 통해 중요한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며, 음악 예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자 임윤찬(18세)이 클래식 음악계에 화두였고, 그의 연주는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없던 일반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주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 시절이던 1958년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해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리는 대회로, 세계 3대 음악경연대회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버금가는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의 대표적 피아노 콩쿠르이다. 임윤찬은 순수 국내파로 조성진, 손열음 등과 함께 그 외에 많은 국내파 연주자들이 클래식 국제 콩쿠르에 입상하면서 K-Classic의 위상을 전 세계에서 높이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이러한 훌륭한 음악가들을 배출함과 발맞추어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클래식 음악가들이 마음껏 재능을 발휘할 수 있고, 문화 강국으로 더욱 도약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길 바란다. 또한 대중들도 클래식 음악은 어렵고 지루한 음악이 아닌 품격을 높여주며, 고상하고 마음속 깊이 감동을 주는 세계적인 공통 언어로 즐기는 음악으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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