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릴레이 인터뷰] 전현진 수원시청 감사관 기술감사팀장에게 듣는다“나는 수원시 곳간 문지기...낭비되는 예산 막는 것이 내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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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를 하는 것도 잘하는 건데, 설거지하다 그릇 하나 깼다고 너무 비난하면 안 됩니다. 아예 설거지를 안 하는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수원시청 새빛민원실에서 만난 전현진 수원시청 감사관 기술감사팀장(51세)은 감사 업무에 대한 평소 생각을 밝히며 웃으며 말했다.
토목과를 전공한 전현진 기술감사팀장은 수원 태생이다. 1994년 7월 경기도 이천시 건설과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당시엔 지역별 선발이 아닌 경기도 전체 모집에 각 시군으로 배치 되는 방식이었다. 그는 이천시에서 2005년 5월까지 근무하였다. 2005년 6월, 전 팀장은 고향 수원에서의 근무를 희망했다. 7급에서 8급으로 강임하여 일방 전입하는 조건임에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현재 30년 차 공무원으로 수원시청 감사관 기술감사팀 팀장으로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전 팀장이 맡고 있는 기술감사팀의 업무는 ▲계약심사 ▲설계변경 모니터링 제도 ▲직원 교육 ▲계약분야 일상감사 ▲기술 분야 감사 ▲각종 의견 자문 등이다.
계약심사에 대해 그는 “사전 예방적인 측면에서 시청을 비롯한 수원시 출자 기관의 공사, 용역, 물품의 구매·설치 등 사업에 대한 원가, 설계 및 공법 등의 적정성을 검토·분석·조정하는 것이다. 보통 사업 발주 전 감사 부서에서 사업비를 산정하고 적정성을 사전에 심사해 산출 금액의 타당성을 한 번 더 검증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2022년에는 294건 총 1,179억 원을 심사해 3,470백만 원의 예산 절감을 했고, 2023년에는 347건 총 1,257억 원을 심사해 3,160백만 원의 예산절감을 거두었다.
전 팀장은 “계약심사 대상인 공사의 경우 원래 3억 원 이상이 수원시 계약심사 의무 대상이었으나 2022년부터 2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였다. 또 2023년도부터는 도급액 1억 원 이상 공사의 경우에도 심사를 권장해 부서의 요청이 있으면 심사를 하고 있다. 당연히 업무량은 많아졌다. 그러나 2023년 9건(1,397백만 원) 심사 결과 54백만 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런 업적을 인정받아 ‘경기도 시군 계약심사 운영 평가’에서 수원시가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으로 우수기관에 선정되었다.
또 그는 “설계변경 모니터링 제도를 2022년부터 도입한 결과 2022년에는 19건의 부적정 사안에 대해 25백만 원이, 2023년에는 23건의 부적정 사안에 대해 75백만 원 감액이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남들이 보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만들어 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전 팀장은 “나는 수원시의 문지기다. 시민의 세금으로 시행되는 모든 사업들 중 낭비되는 것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업무 확대의 이유를 밝혔다.
전 팀장은 이 모든 공로들을 인정받아 수원특례시장 표창 6회, 경기도지사 표창 2회의 수상 쾌거를 이루었다. 그는 모든 표창이 감사하지만 그 중에서도 2011년 공무원노조의 ‘참공무원상’과 한 해 5명만 수상했던 2019년 ‘수원시공무원대상’ 표창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전현진 팀장은 이천시에서 근무할 당시 선임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 또한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어 공직자 대상 직무교육을 기획했다. 전 팀장은 2022년부터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시한 이 교육에 대해 “감사와 계약심사 업무를 할 때 동일 사안으로 지적을 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래서 외부강사보다는 현장의 사정을 잘 아는 내가 맞춤식 교육을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22년 7월 수원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처음으로 열린 공사 업무 담당자 직무 교육은 관내 구청·사업소 공사 업무 담당 공직자 등 16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는 1일 40명씩 4회에 걸쳐 감사 및 계약심사 지적사항 해설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2023년에는 203명을 대상으로 5일간 건설공사 원가계산 실무 및 계약에 관한 교육을 실시했으며 교육의 효과를 인정받아 영통구청 요청으로 40명을 대상으로 감사 지적 사항에 관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분이 2022년에 교육을 들었을 때 너무 유익해서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었고 2023년에도 혼자서는 알기 어려운 내용까지 손쉽게 배우게 되어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이 직무교육이 자신이 공직생활 중 받았던 모든 교육 중에 가장 유익했고 너무나 원했던 교육이었다.”고 교육 대상자의 전언을 밝혔다. 전 팀장은 “이 연락을 받는 순간 자료 준비하면서 밤을 새우고 힘들었던 그 모든 시간을 보상받는 듯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올해 신규 토목직 공무원이 16명 들어왔다. 아마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일 것이다. 그래서 이분들을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싶어 2월 29일에 교육 강의 계획을 잡고 있다. 강의 자료는 거의 다 만들었고 수정 단계이다. 그리고 모르거나 힘들면 언제든지 물어보라고 할 것”이라고 선임자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전 팀장은 30여 년 공직 생활 동안 토목에 관한 일은 터널 빼고는 안 해 본 게 없다고 말한다. 누수 작업은 물론, 1톤 트럭에 타고 삽으로 직접 제설제를 뿌리는 작업 등, 비상근무 또한 오래 했다. 그는 “큰 아이가 어렸을 때였다. 밤낮 구별 없이 비나 눈이 오면 항상 나가던 내가 눈이 오는 어느날 집에 있으니 이상하게 나를 쳐다보며 왜 안 나가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아빠는 이제 눈 와도 안 나가는 곳으로 옮겼다고 했더니 눈이 오는데 안 나가도 되는 공무원도 있느냐고 아이가 깜짝 놀라며 말한 적이 있다.”라며 가족들에게는 늘 미안하다고 전했다.
오랜 공직 생활 동안 언제 보람을 느꼈는지 묻자 전 팀장은 “수원시 대형 공사를 하면서 뿌듯할 때도 있었고, 혼자 남은 어르신의 집 누수 문제를 해결해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을 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고마움과 기쁨을 느낄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선배들께서 네가 기술감사팀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해 주실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물론 보람이 있으면 고충도 있는 법이다. 전 팀장은 “감사라는 일이 내가 했던 일을 남들이 와서 잘했는지 못했는지 들여다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감사를 할 때 정말 조심스럽다. 실제로 어떤 분께서 열심히 일은 하셨는데 어쩌다 보니 감사 부분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런데 나도 감사 업무가 내 일이라 징계 처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얼마 후 지인 행사에 참석했다가 그분을 같은 테이블에서 마주치게 되었는데 서로 어색한 상황이 되었다. 나 또한 그동안 일을 하면서 실수한 부분에 대해 문답도 받아보고 확인서를 써 본적도 있기에 그분이 어떤 심정인지 잘 안다.”라며 미안한 심경을 밝혔다. 덧붙여 감사관 역시 감사를 잘 했는지 여부에 대해 상급 부서(경기도, 행정안전부, 권익위원회, 국무조정실, 감사원)에서 감사를 받는다고 전했다.
또 전 팀장은 “직원들의 잘못이나 실수를 찾아내는 업무이다 보니 대인관계와 관련해서 심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또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하다 보니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럽다. 혹시 모를 구설수에 오르지 않기 위해 술, 운동도 끊고 모임도 많이 줄였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항상 동료들에게 “설거지하는 것도 좋은 일인데 설거지하다 그릇 깼다고 뭐라 하지 말자. 설거지도 안 하고 노는 사람도 많은데 그릇 하나 깼다고 너무 비난하지 말자."고 말하곤 했다.
끝으로 전현진 팀장은 “현재 내가 있는 자리에서 열심히 해서 흔적과 기억을 남기고 싶다. 그래서 다른 직원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고, 선배들에게 네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지속적으로 듣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다음 칭찬 릴레이 인터뷰는 수원시청 전현진 기술감사팀장의 추천을 받아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 수목원 최재군 과장의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