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병진 수원특례시 학교운영위원협의회 회장에게 묻는다

“‘소통’이란? 수직 NO 수평 YES”

이상준 기자 | 기사입력 2023/11/23 [07:24]

[인터뷰] 이병진 수원특례시 학교운영위원협의회 회장에게 묻는다

“‘소통’이란? 수직 NO 수평 YES”

이상준 기자 | 입력 : 2023/11/23 [07:24]

 

“슬로건 ‘착한 동행’, 키워드는 안전·소통·공감”

“안전한 등하굣길 지자체 차원의 제도화 필요”

“아이들이 편하게 입고 학부모 부담이 덜한 교복을 만들자”

“학운협 법적 기구화 필요성 느껴”

“다섯 개 권역으로 나누어 자치 분권 실시”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이 있다. 먼 미래까지 내다보고 세우는 큰 계획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인재 육성을 위해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장기적으로 함께 지식과 지혜를 나누고, 해결책을 모색하면 반드시 결실이 따른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집을 옮긴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처럼 맹자를 길러낸 맹모는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았다. 한국 학부모 또한 맹모처럼 교육에 대한 열정은 전 세계에서 높기로 정평 나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장기적인 미래 교육 정책 수립을 위한 전문가와 높은 교육에 대한 열정 가진 학부모가 공동체 의식을 갖고 상생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미래 교육 완성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존 듀이(John Dewey)는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이 협동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결국,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수원특례시 학교운영위원협의회(이하 학운협)는 관내 201개의 초·중·고등학교(초등 100개교, 중등 57개교, 고등 44개교)의 교직원 위원을 제외한 운영위원장 및 운영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단체이다. 올해 4월 28일에 선출된 이병진 학운협 회장은 "학교운영위원회(이하 학운위)는 학교 운영의 주체며, 학교 운영을 총괄하는 심의 의결기구이다. 학교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각각의 학운위가 모여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곳이 학운협이다"고 소개했다.​

 

제26대 학운협은 모두가 함께 하는 의미를 강조하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착한동행’이라는 슬로건으로 지난 26년 동안 학운협이 이룬 많은 성과와 새로운 기대치를 안고 지난 6월 12일에 출범하였다. 취임 5개월이 지난 지금, 제26대 이병진 학운협 회장을 만나 취임 이후 그의 활동과 계획은 물론, 그가 그리는 미래 학운협의 청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26대 학운협 슬로건인 ‘착한동행’의 뜻은.

 

26대 학운협 슬로건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착한동행’이다. 학교운영위원들간의 소통을 돕고 불편한 사항을 개선하여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가 행복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26대 회장으로서의 다짐을 나타낸 말이다.

 

- 학운협 설립 목적의 주요 키워드는.

 

주요 키워드라고 하면 세 개를 말할 수 있는데 ‘안전’과 ‘소통’, ‘공감’이다. 안전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소통과 공감은 교육과 관련한 현안을 풀어나갈 때 학부모들과 다른 단체들과도 연대해 아이들의 교육문제를 함께 풀어가자는 의미이다.

 

- 안전한 등하굣길 지자체 차원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는.

 

앞서 말했지만 안전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학부모들과 만나보면 교육환경 개선에 대해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서수원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후 교육 환경 개선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더 커졌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 할 수 있도록 스쿨존의 차량 진입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학교 등·하교 시간만이라도 스쿨존에 덤프트럭과 같은 공사 차량들의 진입을 막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안전하게 등·하교를 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재정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스쿨존을 불가피하게 통과해야 한다면 해당 학교장의 승인을 받고 지나가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현안들을 분석해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본다.

 

- 교복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학부모들을 만나 대화를 할 때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교복이었다. 사실 유럽 명문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교복을 자부심을 갖고 입는다. 학교 정체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편하게 입고, 학부모의 부담도 덜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학부모에게 직접 지원해주던 교복 값이 2020년부터 최저가 입찰제로 바뀌면서 학부모들의 불만은 더욱 가중되어 왔다. 특히 학생 수가 적은 학교는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다. 가족이나 선배에게 교복을 물려받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현물 지원 방식에서는 혜택을 보지 못한다.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정책은 없지만 많은 학생들이 더 좋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현물 지원 방식의 무상 교복 정책도 공론화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해결 복안이 궁금하다.

 

26대 학운협에서는 지난 7월 3일부터 17일까지 ‘무상교복정책 문제점 개선을 위한 학부모 설문’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3408명의 학부모들이 참여했고, 조사 결과 77.8%의 학부모가 현금지원 방식을 선호한다고 나왔다.

 

그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7월 20일, 학운협 교육정책토론회를 개최해 학부모들과 의견수렴 절차를 가지기도 했다. 얼마 뒤 정부가 교복비를 현금으로 지원한다는 기사가 나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에게 교복을 입으라고 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입고 싶어서 입어야 한다. 그리고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원하는 편한 생활복 형태의 교복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 권역을 나누어 분권 활동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지원청과 협의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 지역 정치인들과 함께 풀어 나가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권역을 나누어 모임을 만들어서 방법을 찾아 나가고자 다섯 개로 권역을 나누었다. 학운협 회장의 권한을 각 권역장들에게 이관해서 권역장이 현안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고 있다.

 

그 결과 각 권역장들은 권역 회의를 주최해 교육환경개선, 통학로개선 등 각 권역별로 많은 현안들과 풀어가야 할 과제들을 유관 단체들과 연대해 집단 지성으로 혜안을 찾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 박광온 국회의원(경기 수원정)이 지난 3일 수원시 학교운영위원협의회(이하 학운협)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병진 학운협 회장이 전반적인 교육정책과 학교별 현안에 대해 발언을 하고 있다.    ©수원화성신문

 

- 다른 단체들과의 연대를 중요시 하는 이유는.

 

26대 슬로건이 ‘착한동행’이다. 학생, 학부모, 학교를 위한 일에는 너와 나가 아닌 ‘우리’가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6월 교육현장 개선을 위한 공통의 마음으로 중부일보와 MOU체결을 했고, 7월에는 학교에서 봉사하시는 학부모회 네트워크와도 연대회의를 진행했다. 또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폭력 없는 수원 만들기에 동참하고자 영통중학교 학부모회와 수원시청 여성정책과, 수원시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진행한 민관합동 디지털성폭력예방캠페인에도 학운협이 함께 했다.

 

또 지난 9월에는 2만여 명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경기국제공항유치수원시민협희외화 MOU를 체결했고, 대한적십자사 경기 RCY위원회와 학운협이 함께 하는 사랑의 제빵 봉사활동도 진행해 홍재장애인 주간보호시설과 곡선지구대, 119구조대 등에 전달을 했다.

 

이어 최근에는 학운협과 박광온 국회의원이 함께하는 교육정책 간담회를 열어 권역 내 문제점 개선을 위해 열띤 토론을 가져 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처럼 학운협과 학부모회, 지자체, 유관기관 등이 소통과 공감을 통해 교육 문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소통의 달인’이라는 세평에 대해 한 말씀.

 

제일 잘하고 자신 있는 것이 소통이다. 주기적으로 권역별 소통 간담회를 실시한다. 회장이라고 해서 수직적인 소통을 해서는 안 된다.

 

소통이 관계를 살리기 때문에 늘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한다. 소통의 대상은 항상 대등하고 평행해야 한다. 그래서 언제든지, 누구든지 소통을 원하는 권역과 학부모들이 있다면 가고 있다.

 

- 학운협의 발전을 위한 많은 고민과 노력이 예상된다.

 

각 학교마다 있는 학교운영위원회, 즉 학운위는 법적 기구가 맞지만, 학운협은 법적 기구가 아니어서 활동에 어려움이 많다. 지금 당장은 바꿀 수 없겠지만, 학운협의 미래 발전을 위해 비영리단체 등록도 추진해 보려고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혼자 아무리 잘 해 보려고 해도 학부모들의 참여 없이는 힘들다. 하지만 ‘우리’는 ‘나’보다 지혜롭다는 말처럼 각 권역별 학교 운영위원들이 힘을 모아 열정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마더 테레사 효과’라는 말이 있다. 남을 돕는 활동을 통해 일어나는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인 변화를 말한다. 다른 단체와의 협약과 봉사, 소통을 통해 ‘마더 테레사 효과’가 학생, 학부모는 물론 학교와 지역 사회에 널리 퍼져 나가길 바란다.

 

앞으로도 교육전문가로서 교육현장의 문제들을 관련부처 및 관계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심도 깊게 논의해 개선해 나가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학운위의 활동과 학운협의 활동 모두 더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드는데 있기 때문에 교육 현안 문제들을 학부모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 이병진 수원특례시 학교운영위원협의회 회장 프로필

 

-1968년생

-세류초등학교 졸업

-수성중학교 졸업

-수원고등학교 졸업

-경기대학교 무역학과 학사, 석사

-수원대학교 대학원 경영학박사

-김진표 국회의원 보좌관

-더불어민주당 수원무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망포초등학교 운영위원장

-수원중고 총동문회 이사

-(사)월드프렌드 자문위원장

-(사)한국고용서비스연구학회 이사

-협성대부설 아시아교류원 이사

-중국 차하얼학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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