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석 칼럼] 딸#연인#며느리#시어머니

이강석 | 기사입력 2023/08/17 [08:53]

[이강석 칼럼] 딸#연인#며느리#시어머니

이강석 | 입력 : 2023/08/17 [08:53]

▲ 이강석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수원화성신문

 

회장님댁 사모님을 모시는 운전직원이 2~3시간 백화점 주변을 빙빙 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가용 유류비는 회사 법인카드로 처리하면 되는데 주차비는 별도로 지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운전직원은 차량을 주차장에 주차하지 않고 쇼핑시간 내내 시내를 천천히 돌다가 여유로운 곳에 잠시 주정차합니다. 교통경찰이 나타나면 다시 출발하여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사모님 쇼핑이 끝나서 전화로 부르면 백화점 현관에서 모시고 집으로 갔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사모님은 주차비를 아끼려다가 수배에 달하는 유류비가 낭비되고 환경도 오염도 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모님과 운전직원은 회사 차이든 개인승용 차이든 그 차량의 내구연수가 짧아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은 전혀 없는 듯 보입니다.

 

小貪大失(소탐대실)이라고도 하고 비약하면 矯角殺牛(교각살우)일 수도 있겠습니다. 주차비를 피하려다가 보이지 않는 유류비의 엄청난 낭비를 초래하였고 대기오염에도 영향을 주었으니 하는 말입니다.

 

이 같은 사례는 사모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과거 땡초 회장님 중에도 기사에게 자장면 한 그릇 사주는 것조차 인색한 분이 있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자린고비입니다. 자린고비는 제사지 낼 때 조상님을 표현하는 종이인데 考(고)와 妣(비)가 나온다고 합니다.

 

이를 지방이라 하는데 그 내용 중 顯考學生府君神位(현고학생부군신위)는 아버지이고 顯妣孺人羅州鄭氏神位(현비유인나주정씨신위)는 어머니입니다. 두 번째 글자를 하나씩 따서 '考妣(고비)라 하고 이를 쓴 창호지에 콩기름을 발라서 쓰고 또 쓴다 해서 '자린고비'라는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어려서 들은 다른 이야기 중에 조기 한 마리를 사서 대들보에 매달아 놓고 밥 한 숟가락 떠먹고 한번 쳐다보고 두 번 먹고 두 번 쳐다보았다고 합니다. 아들이 맨밥 먹기 힘들다며 조기를 떼어내어 먹자고 떼를 쓰자 아버지는 "두 번 쳐다보면 밥이 짜다"라며 야단쳤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며느리 이야기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며느리의 재치는 하늘을 찌릅니다. 삼 년 고개에서 한번 넘어지고 집으로 황급히 달려와 3년 후에 죽을 운명이라며 머리 싸매고 누워버린 사아버지에게 '10번 넘어지시면 30년을 사신다'라는 위로의 말로 시아버지에게 용기를 북돋았다고 합니다.

 

또 다른 목수를 시아버지로 모신 며느리 이야기가 있습니다. 궁궐을 짓기 위해 서까래를 재단하던 중 실수로 수천 개의 목재를 짧게 자르는 실수를 저지르고 식음을 전폐하신 시아버지에게 '서까래가 짧으면 덧대어 이으면 된다'라는 아이디어로 오늘날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 한옥의 부연을 탄생키셨다는 며느리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의 며느리들은 시어머니가 며느리와 아들 집에 오는 것을 막아서기 위해 16글자나 되는 이름이 긴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고 합니다. 이름이 길어서 아들과 며느리 집을 찾아내지 못하는 일부 시어머니들은 딸을 앞세워 찾아오기에 요즘에는 차라리 시어머니 혼자만 오시라고 다시 이름이 짧은 아파트로 이사했다고 합니다.

 

며느리는 시부모 아들의 아내이고 시부모 손자 손녀의 어머니이고 아들의 아내입니다. 전후좌우, 상하에 중차대한 영향을 주는 요즈음의 며느리들은 아파트 자치 운영, 학교 운영, 지역사회의 여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경제권도 강하고 발언권도 강력한 며느리의 전성시대가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기를 기대합니다.

 

며느리는 어려서는 친정어머니와 아버지의 예쁜 딸이고 연애시절에는 남편의 연인, 결혼해서는 賢母良妻(현모양처)이었으며 시간이 흐르면 아이들의 어머니가 되고 더 세월이 흐르면 시어머니가 되고 할머니가 됩니다.

 

재치 있는 며느리가 많이 나와서 사회를 이끌고 가정을 행복하게 완성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며느리들이 가정의 중심 주체가 되고 사회 전반의 중심에 서서 우리 사회를 바른길로 이끌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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